2013년 6월.

배낭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지역지역을 넘어가는 사이사이에

꽃을 하나둘 놓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꽃을 피워

저곳으로 실어 날라

지인의 손에 건내주는 일을 하는 일은

길 위에서 꽃을 피우는 일이었다.

 

양귀비는 바다와 가까이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

 

 

 

 

도반였던 룸메이트가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암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그녀는 아버지의 마지막 시간들을 함께 하기로 하고 떠났다.

 

어느날,

안동에 있는 절의 천불전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을 본 따서 수를 놓아 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건내왔다.

아버지께 드리고 싶다면서.

 

금사, 은사의 느낌을 부여하고 싶어서 메탈느낌의 실로

부처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쌓인 실력이 깊지 않아서

얼기설기한 모습으로 나투셨다.

 

그래도 그녀는 기뻐했고

그녀의 아버지도 좋아해주셨다고 했다.

 

마음을 실으면

바늘이 무거워 진다.

 

.

 

 

 

 

 설매라는 이름이 간결하고 강단있어 보인다.

이 꽃들은 영천에 사는 도자기 굽는 부부에게 보내어 졌다.

공주같은 예쁜 딸의 방 창에 걸어 주시고는

그 사진을 보내와 주었다.

여전히 그 곳에 잘 있을까 궁금하다.

 

 

 

 

 

 

 

자수수업에 갔는데 꽃바구니를 하시겠다는 거에요.

샘플을 보여주셨는데,

'끙....'

우리네 들꽃이 아니라서 하고싶은 마음이 많이 나지 않았죠.

그래도 기법연습을 해야하니까 수를 놓아놓고

옆에 살짝 흰 들꽃 하나 추가했습니다.

 

완성해 놓고 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휴지 케이스가 되어서 만족했네요.

 

.

 

 

 

 

 

 

 

 

 

 

화분에 물 주는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쁜 사무실 사람들.

그 사무실을 떠나면서 선물 하나를 준비하였지요.

 

물을 주지 않아도 시들지 않는 꽃 말입니다.

부담지우지 않아 마음이 가볍지요.

 

이틀 밤낮을 새워

의자 등받이와 덮개를 준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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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산에서

진짜 까치수영을 만나고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어여뻐서요.

 

자수로 해 놓은 까치수영과는 거리가 참 멀어요.(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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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자수를 처음으로 배운 날

작은 네모상자에세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을

피우는 것이 참 좋았지요.

 

혼자서 책갈피 하나를 만들어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니 더욱 좋았지요.

 

"

그래,

꽃을 피워

님들에게 보내자꾸나.

그렇게 꽃을 피워보자꾸나.

"

 

라고 하였지요.

 

.



일다에 연재로 드린 그림이다.
세월호의 뒷이야기는
처참할정도로 흙탕물이다.
인간의 저질스러운 치부를 드러내놓고도
여전히 죄의식없이 질주하는 흙탕물.

가슴에 검은 멍 든 사람들이 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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