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밤시간에 잠이 든 딸아이를 두고
나 홀로 깊은 밤까지 깨어있다가
하던 것을 덮었다. 혼자 누워있는 아이 옆으로 가 나도 누워야지.
마지막으로 열려진 부엌 창문을 닫자.
가을 깊은 밤과 새벽에 차오를 차가운 공기가 우리의 온기를 식힐 수 없도록.
작은 창을 닫고 돌아서니 부엌 의자 위에 딸아이의 동화책이 펼쳐져 있다.
저녁 설겆이 중에 다가와 책을 읽어 달라는 소리짓과 몸짓으로 들고 왔었지.
어린 책은 펼쳐진 채로 놓여졌고 너는 한 줄도 들을 수가 없었지.
가여운 것, 엄마가 그랬구나.

밤새 내내 책장은 열어진 채로 내일을 맞을 것이다. 엄마가 읽어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너의 마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펼쳐진 채로.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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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이는 20개월 아이가 되었고
무척 활달한 성격을 드러낸다.
종종 엄마 손길에서 멀찍이 벗어나며
바닥에 드러눕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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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옴퇴치로 난감한 시간을 보냈다.
치료 연고가 너무 독해서인지 우리 부부는 피부염을 갖게되어서 무척 힘들어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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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이 외지일을 맡게되면서 안정적인 수입원 역할을 하고있다. 그가 벌어들인 수입은 목마른 이가 만난 샘물같은 것.
고맙고 귀하게 쓰고있는 중이다.
덕분에 보일러 기름통을 채울 수 있었고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것이다.
가족을 위한 육고기도 사고 장도 넉넉히 보고있다.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축제 음식도 사먹고 나의 작은 악세사리와 다연이를 위한 반짝이는 머리핀을 사줄 수도 있었다.
샘물이 고맙다.


여덟째,아홉째 날"월,화

엄마가 점점 게을러짐.
아파트 놀이터 탐방


열째날"수

엄마는 무거운 몸으로 다연이와 키즈카페 트윙클 입성. 대략 만족. 2시간 8천

소꿉장난 냄비를 들고 카운터로 가더니...


"밥"을 달라는 띠님.ㅋㅋㅋㅋ
주방인건 어찌 알았을까.


열한째날"목

비가 억수로....
집 칩거.


열둘째날"금

아빠 오는 날♪

아빠가 맘 공부하고 오시는 날~ 헤헤 조아조아


열세째날"토

재윤,경희 언니와 티 타임
가을과 반가운 조우
.... 반가운 만남으로 서울행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였다.


↑ 아침 햇살에 일광욕중

길거리에서 기념샷이라니.허허허

↑좋아보이는 가을~

가을 삼촌과 함께~

이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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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이 19갤, 2017년 여름 외가집 스테이!

첫날" - 월
 뻐꾹이 시계와 반가운 조우
 할아버지,할머니와 친해지기

휴게소에 있는 찬란한 젤리들! 아기는 하나씩 짚으며 쫑알쫑알쫑알


둘째날"-화
 할아버지 생신 축하~~
 



세째날"-수
 대형매장 구경나기기
 전철 구경하기

칙칙폭폭 전철이란다. 내일 타 보자.

첨 타보는 무빙워크를 좋아함

매장앞 원숭이 인형에 빠진 따님

군중을 끌어들이다니! 대단!

이제는 모형물에 관심도 보이고 ^^

네째날"목
 엄마와 시내 데이트~♥
 광화문까지 전철 타기(생애 첫 시승)
 엄마 옛날 직장 방문하기
 조계사 참배
 인사동 살짝 구경하기

히히. 엄마랑 데이트~ 출발!

처음 타 보는 전철!!

부처님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기도하께요

넙죽~


인사동 쌈지길에 만난 망아지~

카페에서 목도 축이고

지나가는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초콜렛을 꼬옥 쥐고!


다섯째날"금
 가볍게 이마트 산책하기

오늘은 휴식^^

엔터식스에서

하부지 생신 축하드려요♪


여섯째날"토
 쌍둥이네와 첫 만남, 점심 함께하기
 청계천 물분수, 소라탑 구경하기


일곱째날"-8월20일.일

쇼핑데이~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출동!
킥보드와 멍멍이 장난감 선물 받은 다연이 신남~


자신이 고른 멍멍이 장난감을 꼭 쥐고


토이 저러스는 실내가 그냥 아이들 놀이터인 셈


각종 스타일의 자동차 시승중


맹수의 꼬리를 만지는 것 쯤야~~


덤블링하는 강아지를 보더니 엄청 웃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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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면 평정리 488

오늘 계약

자체 자금 2/5, 엄마 자금 3/5.

엄마 자금 중 2만큼은 되돌려 드리기

 

비록 우리들만의 힘만으로 시작하는 '시작'은 아니더라도

몹시 기분 좋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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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입원 5일째다. 그리고 퇴원을 한다.
병동의 긴 복도를 돌면서 생각을 하는 것이 이제사 된다.
입원 환자 중에 노인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청소하는 아주머니들과 식사를 가져오는 분, 수액을 담은 수레를 끄는 간호사들도 마주치곤 한다.
환자이든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든 모두가 병과 죽음에 이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병문안을 하러 오는 옆방 남매들도 그렇다. 인간사가 그렇다.
열이 나는 딸아이도 그렇고 아픈 아내와 딸 사이에 있는 남편과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존재다.

이 반복을 그만두길 원한다.
생명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지는 삶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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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남원의료원, 종합병원이다.

맹장 수술을 하고 2일이 지나고 있다. 5인실에 누워 각종 액체를 맞으며 금식 중이다. 물조차 마시지 못한지 꼬박 3일이 지나고 있다. 처음엔 심하던 갈증이 덜해졌고 수술부위 통증도 나날이 덜해진다.

다연이는 어제도 아빠와 함께 엄마에게 놀러왔다. 병자들이 지내는 곳인지라 생동감이 거의 없는 장소에서 아이는 놀이감을 잘 찾아 놀았다. 긴 복도는 뛰기에 좋았고 복도의 자판기는 만져도 되는 큰 기계였으며 엄마의 병상 침대마저 아이에겐 놀이터였다. 오전에 내린 비로 생긴 작은 웅덩이에서 찰박 놀이를 하며 온 몸을 적시며 몹시 즐거워했다. 나름 재밌어 하는 아이를 보며 우리는 다행이라고 여겼다. 병원에 와서 내내 지루해하지 않아서.

다음날 아침, 도원으로부터 다연이가 열이 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점점 고열이되고 아이는 축 쳐저있는 것으로 들렸다. 이것저것 해줄수 있는것읒 도원에게 얘기하였고 도원은 수시로 상황을 알려왔다. 아기가 아플 때 부부가 함께 있는것이 서로에게 든든하다는 것을 알기에 불안해할 도원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다연이 곁에서 챙겨줄만한 것들을 제일 잘 아는 내가 그러지못해 마음이 편치가 못하다. 다연이가 아플 땐 꼭 옆에 있어주고만 싶다.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은 무척 불편하고 정서가 안정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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