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긴 남원의료원, 종합병원이다.

맹장 수술을 하고 2일이 지나고 있다. 5인실에 누워 각종 액체를 맞으며 금식 중이다. 물조차 마시지 못한지 꼬박 3일이 지나고 있다. 처음엔 심하던 갈증이 덜해졌고 수술부위 통증도 나날이 덜해진다.

다연이는 어제도 아빠와 함께 엄마에게 놀러왔다. 병자들이 지내는 곳인지라 생동감이 거의 없는 장소에서 아이는 놀이감을 잘 찾아 놀았다. 긴 복도는 뛰기에 좋았고 복도의 자판기는 만져도 되는 큰 기계였으며 엄마의 병상 침대마저 아이에겐 놀이터였다. 오전에 내린 비로 생긴 작은 웅덩이에서 찰박 놀이를 하며 온 몸을 적시며 몹시 즐거워했다. 나름 재밌어 하는 아이를 보며 우리는 다행이라고 여겼다. 병원에 와서 내내 지루해하지 않아서.

다음날 아침, 도원으로부터 다연이가 열이 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점점 고열이되고 아이는 축 쳐저있는 것으로 들렸다. 이것저것 해줄수 있는것읒 도원에게 얘기하였고 도원은 수시로 상황을 알려왔다. 아기가 아플 때 부부가 함께 있는것이 서로에게 든든하다는 것을 알기에 불안해할 도원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다연이 곁에서 챙겨줄만한 것들을 제일 잘 아는 내가 그러지못해 마음이 편치가 못하다. 다연이가 아플 땐 꼭 옆에 있어주고만 싶다.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은 무척 불편하고 정서가 안정되지 못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