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의 여유로움과 찰싹 붙어서 내내 놀다가

정오쯤 숙소를 나와 다산초당을 향해요.

수련원 뒤편으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습니다.

 

다산초당과 해월루는 매우 가깝게 있고

거기서 백련사로 조금만 내려가는 길도 쉽습니다.

그 중간에 펼쳐진 것이 동백나무숲이요 백련사의 차밭이지요.

 

백련사에서 철새도래지까지 걸어갈까 하여 시골도로로 내려와는 도중에

쑥 캐기 삼매경에 빠져서 한봉지를 획득했습니다!

아항! 이걸로 쑥차를 만들자!!!

여기까지는 참 좋았지요.

 

도로로 나오니 고민이 되더군요. 방향치 거리치 라서 걸어서 수련원까지 되돌아가 가는 길이

얼마나 멀지 모르겠는거에요. ㅡ.ㅡ.. 철새도래지까지는 또 얼마나 먼거지?

이러다가 내일 모레 출근 못할지도 몰라.(길에 쓰러질까봐 ?? ㅡ.ㅡ;;)

 

약해진 마음으로는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지요.

남해의 바람을 마구 맞아주면서

되돌아 갑니다.

고작 40분 걸리더랍니다. ㅡ.ㅡ..

철새도래지에 갈 것을...하고 후회하기엔 바보같은 거죠 뭐.

다음엔 좀 걸어야죠.

다음번에는.

 

 

다산 초당입니다.

 

연못과 어우러진 모습은 참 선비다워요.

 

백련사에는 다산 정약용의 벗이자, 제자이자, 스승인 사람이 있었다합니다.

그래서 20분 거리의 산속 오솔길이 너무나도 애틋했을거 같아요.

 

적송 사이로 보이는 백련사이지요.

 

백련사는 차로도 좀 유명한 듯 해요.

스님께서 차를 직접 만드시니까요.

 

동백꽃이 예쁘지요.

벌도 있습니다.

예쁘다고 너무 가까이 가다가는..

쏘입니다.

 

법당에 고운 연등이 피었고요.

 

만덕산의 백련사.

기억하기 좋네요.

서울에서 무려 다섯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지만

강진 가기를 좋아하나 봅니다.

두번째 발걸음이라 왠지 반가울 친구 보러 가는 기분도 들고요.

 

강진터미널에 내려보니 다산수련원까지 갈 군내버스가 오기까지 한시간 반이 남아서

주변에 무엇이 있나하고 조금 나와보니 <영랑 생가>라는 이정표가 보였죠.

'뭐지?'

생각없이 가보니 시인 김영랑님의 생가 였던 거에요.

아! 좋다.

하고 가서는 시문학파 전시관 도 있어 그것도 둘러보고

그 주변을 조금 걷다가 이름 모를 사찰도 하나 봤어요.

아기 바둑이랑도 좀 놀고

길따라 걷고

끝무렵의 동백꽃도 보아주고.

 

 

1. 강진의 걷는 길, 6군데 - 물길 따라 두 코스, 산따라 마을따라 네 코스.

 

강진에 이런 길이 생겼구나...

다음엔 이렇게 다녀봐야 겠어! 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영랑 시인의 생가를 기웃기웃합니다.

 

 

시인이 썼던 방

 

 

집 뒤로는 대나무가 무리를 지어 있으니 운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원래 '누구누구의 생가' 방문에 호감도가 물론 높지 않죠.

그런데 김영랑 시인 생가는 왜그렇게 편안-하던지...^^

 

 

 

 

생가를 나와 뒷 골목을 뒤지다 보면

여기저기 문인들의 흔적이 보입니다.

 

 

김영랑 생가와 바로 붙어서 있는 시문학파기념관 이에요.

또, 원래 '무슨무슨 기념관' 보기를 돌 같이 하는데오

여기 둘러보기가 왜 그렇게 재미 나던지...

개인 취향 이겠죠?

네. 일반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으니까요.

 

전시관 안에 예쁜 나비가 팔랑이는 화면을 보고

아이들이 좋아라 합니다.

딱 3초간...ㅡ.ㅡ...

그리고서는 어서 가자고 엄마를 조르더군요.

 

 

우연히 만난 꼬마 바둑입니다. 헤.... 구여와라.

 

 

터덜터덜 걷다가 ..'관세음보살님?'

호기심이 발동하여 사찰로 보이는 이곳을 휘휘 보고

관세음보살님께 합장드리고 나왔습니다.

무슨 절일까요?

 

그러다가 또..마음에 드는 길이 나왔습니다.

가끔 이렇게 느낌이 맞닿는 길이 나오지요.

 

군내버스를 타고 20분쯤 달리면

다산수련원이 있는 곳에 당도합니다.

걸어서 5분 정도면 되요.

어느덧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네요.

고즈넉하고 분위기 있죠? ^^

 

 

다산 수련원에 도착해서 잠을 청하고

내일은 주변에 있는 다산초당과 백련사,

그리고 조금 더 걸어볼랍니다.

 

 

 

 

 

내장산 국립공원 울타리안에 있다지만

백양사는 백암산 산자락 밑에 위치해 있지요.

 

9월 끄트머리 자락의 백암산은 여름을 치우고 가을을 준비하는 듯합니다.

산을 오르면 요기조기에서 톡톡 산꽃님들이 예쁘셔요.

오르고 내리는 길이 그만큼 더뎌져요. 나무님네들과 꽃님네들과 노느라고요. ^^..

 

등산객과 방문객들이 거의 없는 이른 아침에

천천히 산책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면

길따라 양옆의 나무님들의 손길과 몸짓에 경탄을 합니다.

산냇물과 나무님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가 음악으로 들립니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울다가 웃다가 그래요.

 

가을이 완연해지면 아기단풍잎에 물이 들고

그러면 너무 아름답다고 합니다.

 

완연해지면 다시 한번 걸음 했으면 좋겠어요.

가만히 가만히 소원해 봅니다.

 

 

* 서울에서 가는 방법.

  

   저는 이렇게 갑니다.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백양사'역에 내립니다. (4시간)

   바로 150미터 가면 시골터미널이 하나 나와요. '장성사거리'.

   그곳에서 떠나는 버스를 타면 15분 정도 지나 종점에 내려요.

   거기서 20분 정도 아름다운 숲길을 물따라 올라가면 백양사가 있고

   이어서 백암산 등산로가 있습니다.

 

   혹은,

   광주터미널(유스퀘어)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바로 거기서 시외버스를 끊습니다. 백양사까지 가는 것으로요.

   마찬가지로 종점에 내리면 되지요.

 

2012년 9월에 불갑사를 다녀왔습니다.

국내에는 상사화로 유명한 곳이 몇 곳 있다하지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그리고 선운사.

용천사보다 불갑사의 상사화 군락지는 더 크고 화려하여 찾아오는 이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고운 풍경이 펼쳐지거든요.

 

서울 강남(센트럴씨티)터미널에서 영광행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 30분을 달리면 영광터미널입니다.

그 터미널과 공터를 가운데 두고 마주하는 작은 버스승합터에서 '불갑사'행 군내 버스를 타세요.

군내 버스는 하루에 한 시간 간격이지요.

(강남터미널에서 오전 7시50분 발행 버스를 타면 영광에서 11시30분 발행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종점에서부터 공원이 시작되고 상사화가 점점 눈에 들어옵니다.

거닐면서 감상하면 되겠죠.

 

9월 21일~23일까지 상사화 축제 라 하니

1주일 전에 발걸음했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구경하러 오는 이와 등산객이 많았어요.

 

 

 

 

[초입보다 불갑사로 갈 수록 상사화가 곱게 더 많이 피었어요]

 

 

 

 [노란 우비색과 붉은 상사화 색과 조화롭지요. 길따라 양옆에 상사화가 만발입니다.]

 

 

 

 

[언덕을 타고 상사화가 넓게 퍼져있어요. 참 신기했어요]

 

 

 

 [불갑사 담벼락에 상사화가 조르륵 피었고요]

 

 

 

 [축제를 일주일이 남기고 아직도 봉우리 모습으로 수줍게 서 있는 상사화도 너무 이쁘지요]

 

 

 

[경내에 많지는 않아도 조금씩 피었습니다. 작은 스님들도 그 모습을 보고 빙긋이 웃고 계시는 것 같아요]

 

 

 

 [비가 나리는 날에 운무가 산자락을 감추고]

 

 

 

[방울 방울 떨어지는 처마의 눈물. 번지고 번집니다]

 

 

 

 

 [그리고 불갑사를 넘어 산으로 접어드는 길로 가보세요]

 

 

 

 [그곳에는 상사화 자연군락지가 환상적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꼭 발걸음 하세요. 꼭 발걸음 하셔요]

 

 

 

 

신안,자은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며 바라본 서쪽 바다.

 

하늘빛 물빛이 한 색깔로 넓게 넓게 밝게 밝게 펼쳐지면 넋을 놓는다.

참 .... 푸르구나.

 

           2012 신안자은 국제철인경기_Triathlon

             수영, 싸이클, 마라톤을 모두 해 내는 선수님들.

             응원했던 선수는 슈트를 입고 차가운 바닷물에 들어가서 약 2시간에 걸쳐 수영으로 바다를 돌아 왔다.
             싸이클 6시간, 마라톤 6시간 반까지 하여 약 15시간11분의 기록으로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

             무려 15시간을 쉬지도 않고 온 몸의 근육을 가동시키고 혼자만의 싸움을 치열히 하는 것이다.

             어디를 가고 어디에 있고 어디를 거쳤던가.

             원정응원으로 시작한 9일간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엄청난 태풍 15호가 서서히 신안,자은 섬으로 들어섰다.

          경기를 마치고서 선수와 보조자는 식사도 못하고 부지런히 항구를 향해 달렸다.

          자정에 출발하는 배로 섬을 빠져나왔다. 이미 바람은 거칠었다.

          목포에서 더 이상 이동 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피로했으니까.

          거기서 숙소를 잡아 하룻밤 피곤한 몸을 뉘이고 다음날 이동한다.

          선수 몸이 많이 상했다. 피로와 상처가 심했고 하루종일 먹은 에너지젤은 

          그 느끼하고 끈적이는 느낌으로  선수를 괴롭히는 듯 했다.  

 

          일부는 귀가하고 일부는 또다시 이동을 했다.

 

          나는 태풍을 뒤로 하고 금원산 휴양림으로 향했다.

          주변에 기백산, 수승대, 용추계곡 등으로 이어진다. 큰 산이다.

          방갈로에는 주방과 욕실이 내부에 있지 않고 외부에 공용실로 준비되어 있어서

          방문객이 이것저것 준비물을 챙겨가야 불편이 적다. 어쨌거나 캠핑 기분 내기에는 그만이다.

          성수기에는 4만원, 비수기에는 3만원, 그리고 12월~1월에는 2만8천원이란다.

          있는 동안에 태풍이 지나가면서 나무를 쓰러뜨리고 계곡물을 불려 놓았다.

          다 지나간 뒤에 청소하는 분들이 무섭지 않았냐며 한마디 건내주신다.

         

          안동 서악사로 옮겨 가기위해 함양군 안의면에 잠깐 머물고

          함양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안동으로 넘어가 서악사에 도착하였다.

          마침 백중일 이틀 전이고 마침 천불전을 정비 중이어서

          일손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지내는 동안에 밥 값은 성실히 한 듯 하다.

         

          그렇게 9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직장에 복귀한 일주일 동안은

          가능한한 야근을 피하고 집에오자마자 무조건 잠을 잤다. 자고 또 자고.

          몸살 기운을 계속 달면서 잠을 약 삼아 매달리고 나니 조금은 나아진 듯.

          그러나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 이렇게 추스리는 기간을 두어야 할 듯 하다.

 

          저장고에 에너지가 바닥이 난 듯 하니까.

 

 

안동 태화동에는 작은 동산이 하나가 있고 그 아래에는 아담한 절이 있습니다.

그 절에는 따뜻하고 온화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오손도손 살고 있다합니다.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도 아담하답니다. 빛바랜 단청들은 옛날에 화려했을 거에요.

작고 오래된 것에서 세월을 느낍니다. 슬픔도 기쁨도 어려움도 행복도 있었을 거에요.

그걸 다 보고 있었을거에요. 법당에 살고 계신 부처님은요.

 

 

 

 

법당 아래로 천불전이 대웅전 보다도 더 크게 있습니다.

천불전 안에는 1001분의 부처님이 있습니다.

가만가만한 소리로 '아미타불' 음악소리가 아련히 울리지요.

천불전에 기대어 앉아 책도 읽고 일기도 쓰다가

부처님들 가만히 바라다 보고 있자면 시간이 어찌 흘러가는 줄 모릅니다.

참 좋습니다.

 

 

 

늙고 늙은 배롱나무가 피어낸 백일홍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그마저 조금 피우더니 스스스 사그라진다 했습니다.

대웅전과 함께 나이 먹어가는 배롱나무는 그래도 한해 한해 꽃을 피웁니다.

어렵더라도 마음은 그리 좋을 거에요. 꽃을 피우는 그 마음이 전해지는 듯 한 건, 보는 '나'의 착각이겠지만요.

 

 

착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곳은 보물 같은 곳입니다.

내어 놓으면 잃을 것 같기도 하고 바랠 거 같기도 한 그런 보물 말입니다.

참 좋은 곳입니다.

 

 

 

 

 

.

군산 선유도.

욕심 없이 가면 좋은 곳.

사람과 함께 가면 좋은 곳.

 

2007년 8월에

파도가 밀려 오듯이

커다란 파도들이 파도소리를 내며

가슴 안으로 들어와 꽉 차게 된다.

수없이 들고 나던 생각들이, 마음 앓이들이 있던 그 공간에

파도소리 단 하나만이 그득 차게 된다.

 

그래서 파도 소리가 있는 바다를

나는 좋아 한다.

 

파도 소리를 가슴에 채우기 위해서.

 

끝을 알 필요도 없는 넓은 바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바다.

돌아다니던 생각들이, 마음 앓이들이 드넓은 자연의 존재에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해 한다.

 

바다의 큰 품을 알고서.

그래서 넓이와 깊이를 한 없이 지닌 바다를

나는 좋아 한다.

 

바다의 무량함에 머리 숙이기 위해서.

 

 

 

 

 

 

 

* 서산 구례포 해변

* 청빛 바다와 고운 모래 사장

* 솔나무 숲의 야영장과 솔숲 길

* 샤워장과 슈퍼(샤워2000원, 슈퍼물품은 외부보다 2배 가량 비싸다고 여기면 된다)

* 가족단위 야영하기 좋음. 주변 숙박시설 거의 없고 텐트 야영이 대세인 곳.

  오토캠핑장 위주 - 하루 2만원

* 다시 가고 싶은 곳인가?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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