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4월이로고.

 

화려한 단청도 봄을 좋아한다.

그 몸을 털고 새 계절을 맞이한다.

사람처럼. 인간처럼. 마음처럼.

 

 

 

 

 

 

서악사 뒤로 조금만 가면 만나 볼 길이 참 많다

누구를 만날까

나를 만나니 너를 만나니

아니면 거기엔 아무도 없니

 

 

 

3월입니다.

봄이고요.

 

영광에 있는 불갑사입니다.

 

또옥 또옥 떨어지는 것이

봄의 눈물인지

숨박꼭질 아해의 눈물인지

몰라서 울고 알아도 울고.

 

 

.

수장된 가을날의 잎들도 봄을 맞는다.

.

 

             비오는 날의 도량은

             물빛이 하도 깊어서

             단청색깔을 더욱 진하게 우려낸다

             그러면 빈 마음을 짙게 물들어 놓지.

             가득 찬 마음도 짙게 물들어 놓지.

 

 

             누가 풀어 놓을 짐이길래 짓고 또 짓는건지.

 

 

              그대의 소리 하나에 모든 걸 풀어 놓으리니.


2012년 두번째 발걸음한 산은 관.악.산 입니다.

봉천동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 관악산이었죠.
수시로 관악산 입구를 지나치곤 했고
초등학교때 걸스카우트에서도 가고 학교에서도 가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몇번 갔었던 곳이고요.
마지막으로 관악산을 오른 것이 2008년 11월 이었던 거 같아요.

관악산 입구나 서울공대건물 뒷편에서 출발했었는데
올해는 과천에서 출발했습니다.
연주대에 이르러서 능선을 따라 사당쪽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죠.
4시간이 소요되었어요. 연주대까지는 참 쉽고 짧았는데 능선따라 하산하는 길이 3배 정도 힘들었습니다.
중간까지 하산하다가 퍼뜩 기억 났습니다.
이곳을 두번 거친 적이 있었고,결코 다리 짧은 이에겐 쉽지 않았음을!!!
항시 누군가의 손도움이 있어야 넘었다는 것을!!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어떤 산인이 도와주었죠. ㅎㅎㅎ;;

전체 코스는 다음과 같아요.
과천청사역 11번 출구-> 연주암-> 연주대를 거쳐 -> 관악사지 ->  국기봉-> 관음사 -> 사당역 4번출구
연주대까지는 1시간 반이면 될 거에요.
그 다음 부터가 꼬박 2시간 좀 넘게 걸렸지요.



연주대까지 길은 쉬워요.
온통 돌 계단이지요.
연주암에 가까와지니까 계단 끝마다 눈얼음이 얼어서 조금 미끄러웠는데
오를 땐 문제가 안되었지만 하산 하는 발걸음은 조심할 필요가 있었어요.
 산의 겨울은 깊으니까요.


연주암의 요사채입니다.
턱마루가 등산객들의 쉼터 역할을 해요.

연주암에서 연주대로 이르는 계단입니다.
저 계단만 넘으면~

전망대가 나오고요 그 너머로 절벽에 위치한 듯한 암자가 보여요
절경이에요. 우아~

정상입니다!

정상에 있는 주막(?!)입니다.
사발면과 막걸리를 팔고요 김치와 밑반찬이 먹음직스럽게 있습니다.
여기서 먹는 사발면과 막걸리는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산을 탔으니까. 산이니까. 정상이니까.
@.@...환상이라니까요.
아..이번에 먹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산하는 일이 문제였습니다.
다리가 짧고 산을 타는 것이 서툴어서
몇몇 지점에서는 어디를 디뎌야 할지 모를 곳들,
바람 한번 크게 불면 낭떨어질 것만 같은 곳에서
어떤 무명의 남성분이 도와주셔서 살아 내려왔지요.
나중엔 그 은혜로운 분을 놓쳤는데 그 직후 등산로를 잃어서(?)
산 언덕을 좀 헤매다가 어찌어찌 내려오긴 했습니다.

지도에 표시한 것은 연주대에서 사당역까지 능선을 따라 하산을 했던
여정 길 표시입니다.

고마운 그 분은 관악산을 자주 오르신다 했어요.
15년동안, 산이 좋아서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번씩 오곤 하신다 했죠.
처음엔 산악학교 선생님이신줄 알았지요.
딛는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았거든요.
중간중간 산 끝자락에 서서 멀리 내다보고 조망하기를 여러번.
커피도 한잔 주셨습니다.

사연이 있으실 거 같아요.
산이 좋다는 그 분은,
계절마다 산은 다 다릅니다. 올 때마다 다르지요.
봐도 봐도 참으로 신기합니다. 산이 주는 것이 크기도 참 큽니다.
라 하셨어요. 산을 있는 그대로, 가슴 그대로 사랑하는 분인가 봐요.

산사람 같은 분이에요.

좋은 분 같아요.

다음에 우연히라도 또 만나면
따끈한 차를 먼저 드려야 겠어요.

세번째 산은 청계산으로 할까 합니다.
돌아오는 주말이 기다려 지는군요.





10월의 어느날.
단풍이 전국을 뒤 덮고 있으되 아직 그 절정에 못 미쳤고
무등산의 억새풀은 그 뒷태를 남기고 있을 시기.

광주와 가까운 무등산에 올랐다.
등산경로가 많고
사람도 많고
날씨는 따뜻하다.

어렵지 않게 탈만 하다.
정상에서는 편히 쉬면서 도시락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무난하고 성을 내지 않는 그런 산이다.


억새풀이 사그라들면
내가 남긴 손길도 사그라들런지.



몇일 공백기간이 생겨서 집 밖을 나섰습니다.
하루는 북한산 백운대를 갔고
다른 하루는 하늘공원을 갔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이틀 모두 하늘과 가까운 곳을 향했군요.

단풍이 제법 곱게 물든 북한산은 등반하기에 딱 좋은 가을 날씨였습니다.
높이 올라갈 수록 붉은 단풍빛이 서럽도록 고왔습니다.

대동문쪽으로 둘러가서 능선따라 내려왔습니다.
정오를 넘겨서 시작한 등산은 다섯시 반을 넘겨 끝났을 겁니다.
백운대 가까운 길들은 오랜만에 산을 오른 제겐 조금 힘들었으나
모든 것이 다~ 좋았습니다. 산은 힘들어도 좋고 , 좋기만 합니다.
정상에 올라 절로 나오는 소리. '아~ 진짜 좋다!'


출발지에는 깨긋한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비데'가 설치되어 있다합니다.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이라고 써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작동은 되지 않아요.
거짓말은 아니지요. '비데가 작동하는 화장실'이라고 하지 않았으니...^^

용암문였는지 동장대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북한산을 올랐던 다음날 온 몸이 뻐근했지만
마음이 근질근질 휘몰아 쳐서 그 몸을 끌고
사진기를 하나 들고 하늘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땅과 떨어진 곳, 바람이 불 그 곳.
사진과 속내말을 섞어보고 싶어서요.


억새풀은 아무 소리도 못 냈고
나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사진도 못 찍고 속 말도 못하고.

이틀 동안 맞은 찬바람으로 몸살기를 몇일 째 달고 있을 뿐이지요.

그래도 이런 가을 나들이가 좋습니다.
시간나면 자꾸 하고 싶지요.

화창하고 상쾌한 일요일.

강화도를 갔습니다.
김운성선생님의 개인전이 열리는 전시장이 강화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토,일,월 만 그곳에 계신다고 해서 발걸음을 했죠.
귀국 인사를 여태 못했기에 뵙고도 싶고 전시회 축하도 하고
정말 오랜만 오랜만에 김운성 선생님, 김서경 선생님 그리고 소은이를 보러요.

하늘이 예쁜 가을날 입니다.

전시장은 강화도 강화읍 대산리 마을 안에 있습니다.
연노랑빛으로 물든 논이 바로 앞에 펼쳐져 있어요!
바람도 많은 곳이지요. 참 좋았습니다.
전시장은 <박진화 미술관 http://parkjinhwaart.com>
10월 말까지 전시가 열린다 하시네요.

벌써 몇년 인연인가요. 8년즈음 되었나 봅니다.
어린 공주님은 사랑스러운 소녀로 자라서 저와 혜숙쌤의 마음을 쏙- 빼놓았어요.
항상 밝고 명랑한 김서경 선생님은 그대로이시고요~
김운성 선생님은 더 선한 인상으로 성장(?) ^^.. 하신거 같아요.
맞아주시며 해주신 따뜻한 포옹에 눈물이 날 뻔 했지요.
무엇보다도 서로를 너무너무 아끼고 사랑하시는 가족의 모습에 시큰했습니다.
눈을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름다우니까요.

전시품의 색과 그 의미가 참 좋았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강화도로 발걸음 해보시길~.
강화도 구경도 하시고 맛난 해산물도 드셔보시고요.


'자고 가요~네?!'
세 식구가 모두모두 그리 청했지만
그럴 수 가 없어서 몹시 죄송했지요. 자꾸만 청해주시니 행복했습니다.
하룻밤동안 지내며 쌓인 얘기를 나누고 싶지요, 물론.
아쉬웠지만 그대신에 강화도 바다의 낙조로 만족하기로 했지요.
그 낙조를 보여주시려고 차를 바닷가로 몰아주셨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져가는 해를 향해 배 한 척이 가고 있었지요.
파랗게 예쁜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가고.
활활 타오르려고 해요.


운명이라도 집어 삼킬 것 같은 소용돌이를 만드는 강화의 바다는....



 하늘의 노을빛은 해가 지고서야 비로서 그 현란함을 풀어 놓습니다.
 이 날도 그랬지요. 핏빛으로 물든 하늘을, 구름을 사진으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눈과 마음과 기억에 새기는것이 가장 완벽하니까요.

 참 고마운 인연입니다.
 고마운 인연들을 잘 담아야 합니다.
 삶의 순간순간에 잘 담아야 합니다.
 우리는.


 선원 청년법우 6명이 북한산 둘레길 소풍을 나섰습니다.
 구파발역에서 하차해서 버스를 타면 둘레길 시작점에서 내릴 수가 있지요.
 시작점은 여러개 됩니다.
 북한산국립공원 사이트에 가면 둘레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bukhan.knps.or.kr/   (북한산국립공원 사이트)

둘레길의 난이도에 따라 상.중.하로 나뉜다고 해요.

 

 

               동행들의 모습.
                첫 코스는 매우 쉬운 '하'급의 코스인 <내시묘역길> 입니다.
                이곳에서 <진관사>를 향해 갈 것이고 약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더군요.
  

               보시다시피 길이 매우 평탄하고 걷기 쉽습니다.
 

 

               진관사 못 미쳐 500미터 즈음에 작은 공원같은 곳이 있고
               졸졸 작은 물도 흐르면서 벤치와 평상이 놓여 있는 쉼터가 있어요.
               밥 먹기 딱- 좋습니다.

 

               이곳은 북한산 둘레길이지요.

 

               비구니 스님들의 사찰인 <진관사> 에 머뭅니다. 
               아담하고 소박한 곳 같아요. 이날은 몰랐었는데 제가 아는 이도 이곳에서
               49제를 했지요. 다음에 다시 발걸음 하게 되면 지장보살님께 그 아이를
               잘 보아달라고 하려고 해요.

 

               진관사에요.

  

               
               <진관사>에서 이어지는 두번째 코스는 '하늘길' 이었죠.
                '중'급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름처럼 하늘에 더 가까운 길이죠.
                 북한산 자락을 잘 볼 수 있고요. 참 좋았어요. 
                 한시간 반즈음 길따라 그렇게 걷다가 사잇길로 내려왔습니다.
                 '폭포동'에서 길이 끝나지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조금 가니 6호선 독바위역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처음 가봤습니다. 
                등산이 아니라 하이킹 처럼 쉽게쉽게 갈 만한 코스가 많을 거 같습니다.
                벗들을 데리고 다른 길도 탐색해 보면 참 좋겠다지요.


경남 함양~전남 구례 : 상림공원,서암정사,오도재,엄천강 캠핑,한산대첩비,
                            명창 송선생님의 생가,수락폭포,운흥정,구례읍

삶의 숙제 풀기. 번민을 넘어서기. 욕심과 집착과 '나'를 내려 놓기.
벌써 4개월 째. 물론 지칠만도 하지만 그래도 해야 되는 거. 오늘도 어리석은 길 하나를 걷는다.
청정함에 이르기. 근심과 탄식을 다 건너기. 고통을 사라지게 하기. 옳은 방법을 터득하기.
아닌 줄 알면서 아닌 길인 줄 알면서 다른 길이 안되어 그 길 가다 지혜로운 이 만날까 기도한다.
그래도 스스로는 잘 알지.  칼을 꺼내어 그 길을 잘라야 함을.


여러 곳을 거친 발걸음 입니다.
사진은 별로 담지 않아서 말이 많아지겠는데요.

함양

함양 상림공원_ 9월 말에 물레방아축제가 몇일째 열리고 있었습니다.
                      7월의 산삼축제때는 연꽃들도 피고 해서 볼거리가 더 많았던 거 같네요.

오도재-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오도재입니다. 이곳을 넘어서 휴천면으로 건너가봅니다.
          함양을 내려다 볼 수 있지요. 잠시 내려서 조망처에서 지리산을 꼭 보고 가보세요.

서암정자 - 칠성계곡 가는 길에 있는 불교 도량입니다. 건물을 지은 것이 아니라
               암벽 구조따라, 산등성이 구조 따라 돌을 쪼아 만든 도량이에요.
               지나갈 일 있으면 꼭 들러보세요. 등산할 필요없이 차량으로 가까이 도달할 수 있지요.

 엄천강 - 서암정자에서 유림면 방향으로 가다보면 휴천면과 유림면 경계즈음 되는 부분에
             동강과 이어지는(?) 엄천강 변에 캠프할 수 있는 작은 터가 있습니다.
             마을의 논들이 주변에 펼쳐져 있고 둘레 산들이 잘 감싸안고 있는 소박한 곳입니다.
             근처 래프팅의 거점 지역이라고도 하더군요.

 구례군으로 넘어갑니다.
 남원을 지나서 가다보니  한산비대첩어느 명창의 생가도 거치게 되더군요.
 수락폭포는 구례 10경이라 유명하고 가볼만 합니다.
 우연히 '운흥정'이란 문화재도 지나갔어요. 여긴 머물만한 것 보다도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다리가 있어서 기이하다 여겨 잠시 멈췄을 뿐이에요.
 개구리님을 만나고 길가 밤나무가 탐스럽게 밤송이를 터트려서 몇 알 얻은 기억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계속 가다보니 구례읍 에 다다랐고  이번 발걸음은 거기서 멈추었습니다.
 마침 5일장이 있어서 시장구경 조금 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였지요.
 가을이 오고 있었고 발걸음을 멈추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가을비가 가을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가을입니다.
많이 쌀쌀합니다.



함양군 지도의 남쪽부분입니다. 지리산을 갖고 있는 함양은 산이 좋고
래프팅과 같은 레포츠가 가능한 강줄기도 있습니다. 지리산 줄기를
조망할 수 있는 오도재를 넘어가 보세요.

 서암정사를 처음 가보았습니다.
 구석 구석 아름답지요.
 암석에 새겨진 갖가지 불보살님들과
 커다란 암석에 굴을 판 듯한 굴법당 안에는
 부처님과 호법신들, 보살님과 경전이야기가 모두
 돌벽에 환조나 부조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에 살짝 넋을 잃을 수 있을지도...

              초록나무와 꽃, 바위와 조각된 법신들이 파란 가을 하늘아래서 함께 굽어 보고.

 

               굴법당 안에 들어오면 시선 닿는 곳곳마다 시선을 사로 잡지요.

               인자하면서도 단호한 인상의 부처님이 계십니다.

              이 높은 산에 아름다운 작은 정원이 정갈하게 있습니다.

 

 

               시선을 가까이 두어도 즐거운 발걸음이요
                         먼 곳까지 보내어도 날아갈 듯한 발걸음이지요.

               구례군에 있는  '운흥정'이란 곳을 우연찮게 스쳐 지나가는데
               터주대감이 있더라구요. 그곳에. 누구신가 했더니....

 

               엄지공주(?)같은 개구리님이셨습니다. ^^

 

               구례의 10경 중 하나라 하는 수락폭포입니다.
               명창들이 이곳에서 창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하지요.
               웅장한 폭포는 아니지만 시원한 물줄기가 요란스럽지 않아 좋습니다.
               여름에 오면 좋을 테지만 사람 하나 없는 가을도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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