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개의 하늘
가슴에 내리는 하늘은 하나
백만개의 속삭임
기억에 새겨지는 소리는 하나
무수히 많은 인연, 무수히 많은 사람
점점이 맺히는 이는 단 하나
그 하나가 전부가 될 수 없다 할 때
내려 놓아야 하는 하늘이 울고
지워야 할 기억은 아프고
담을 수 없는 인연은 눈을 감습니다.
추억.
특별한 시간을 저장한 기억의 이야기.
그 누군가의 오전 10시에 말을 겁니다.
한 차례 아침나절 일을 했음직한 모습으로
붉은 쓰레기받이에 앉아 있는 어르신들.
"올해들어 처음으로 이놈을 의자 삼아 앉았네.
나이 먹은 몸을 추스리는 쉼 시간이라오.
봄철이 가까와 지니
온 길거리가 휴게공간이라오.
아주 좋지요."
지나가는 행인들은 그들의 쉬는 모양에 관심이 없고
그들도 사람들이 지나가는 줄 모릅니다.
다만 거기엔 함께 늙어가는 동료와
자꾸만 따뜻해지는 서울 동네가 있을 뿐.
나도 유령처럼 그분들 곁을 스쳐지나가지만
한 생각을 그 자리에 놓아보았습니다.
'계절이 봄이어서 참 다행이야.'
비스므리한 모습으로 동네 어귀마다
휴게시간을 누리고 있을 어르신들에겐 참 좋겠습니다.
봄꽃 마냥 좋군요.
아주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