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혼자 누워있다. 멍한 시선이 약간 잠깐 감지된다. 졸리운가 보구나. 거실에 혼자 눕혀놓고 부엌에서 관찰해본다. 얌전하다가 짜증섞인 손짓도 하고 잉잉- 소리도 조금내는 아이에게 다가가지 않고 바라만봤다. 이유식책을 보다가 조용해져 다가가니 잠을 잔다. 얕은 잠이라 놀래 깨길래 마미쿨쿨을 덮어주었다. 혼자 잠들어서 그런지 인상을 쓰고 있누나.
다연이가 점점 자라니 준비해야할 것에 마음이 달려간다. 놀 공간에 필요한 매트와 가드라인 문(?) 마련, 이유식 정보, 의학 정보, 수유양과 텀, 낮잠 패턴 만들기, 여름이 다가오니 습진.땀띠 예방법....
이유식 공부와 준비는 또다른 큰 언덕이라 머리가 무겁다. 내용도 방대하여 초보맘에겐 큰 짐이다.
육아블로그들을 들여다보곤 해서 앞으로 다가올 시기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게된다. 끊임없이 고심하고 결정해야할 것들이 거기에 있다. 그리고 대부분 엄마들이 그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문득 아이를 키우는 주체가 엄마가 되고 아빠는 협력자로 비쳐지는 인상이 들었다. 어제 육아방송을 보니 '엄마가 아빠에게 육아 도움을 요청할땐 구체적으로 ...'라고 충고한다. 주로 엄마는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엄마가 주체고 아빠는 부주체로 보이는 것은 무수히 많은 엄마들이 끊임없이 이것을 저것을 아빠들에게 도와달라 도와달라고 청하기 때문이다. 함께 아이를 낳았음에도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걸까.
왜 그런가? 라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두 사람 모두가 육아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인가? 아이와 관련된 정보를 조사하고 많은 결정을 둘 중 한사람, 특히 엄마가 하게된다. 시일이 지나면서 그런 패턴이 굳어져 새로 일어나는 고민과 결정이 그렇게 한 사람에게 고착화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종종 도원은 주양육자, 부양육자란 표현을 사용했다. 다연이를 무척 잘 보살피고 양육을 같이 하는편인 아빠지만 그렇게 얘기할땐 섭섭한 마음이 일었다. 이제는 그런 마음보다도 양육의 핵심 그리고 부모가 현명하게 취할 자세에 대한 사유를 하게 된다.
엄마 아빠 모두가 아이의 주양육자이자 동등한 주체자로서 서고 서로가 서로의 협력자가 되는 것, 그것이 가족이 같이 산다, 함께 길을 간다는 것이 아닐까.
엄마인 나는
어떤 마음을,
어떤 심지를,
어떤 행동 방향을 취하면 좋을까.
이것도 함께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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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는 대백과사전같은 이유식 참고서적을 사야겠다. 육아는 도구 장만과 엄선된 재료와 권장과 금지에 대한 각인과 무한반복되는 소독 이다. 이유식도 그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