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약한 감기기운으로 몸이 상쾌하지 못하다. 몸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음의 기운도 형편이 딱하다. 연신 힘들다 힘들다 죽는 소리를 해대는 나를 많이 본다.
남편이 가까이 있다.
끙끙 거리고 푸념이 잦은 아내를 마주하는 남편의 마음이 어떨까하고 생각해본다. 나라도 참 불편하겠고 듣기 싫을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처지는 마음을 북돋으려 애써본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게 참 어렵고 어렵다. 나는 왜 이런걸까.... 남편한테 많이 미안하다.

아이가 예쁘다. 사랑스럽다.
머리를 기대어 볼을 갖다대는 행동은 나를 살살 녹인다. 품에서 펄떡펄떡 몸트림하다가도 온몸을 기대어 쉴때는 너무 사랑스럽다. 투레질하는 표정이며 하루하루 달라지는 행동들이 신기하고 어여쁘다. 내가 저 아이를 잉태했을때 내 배속을 꼬물꼬물 헤엄쳤던 존재였음을 상기하면 지금의 이목구비를 갖춘 작은 아기로 변화한것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이것은 경이로움 아니겠는가.

그래도 나는 나이 많고 기운이 한정된 인간인지라 경이로움에 마냥 매료되지 못하니 안타깝다. 기운을 차려서 오래오래 밝은 심정으로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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