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겹의 마음을 열어
도르르 도로록- 빛나는 돌을 만나요.
돌과의 대화라도 열어볼라치면
가슴안으로 눈빛이 들어와요.
심장안으로 눈물빛이 들어와요.
세겹의 마음을 열면
홍조 띤 웃음이 만나죠.
눈물이 될 웃음이 있으니까요.
/no.154/
머리와 가슴에 배꽃을 단 아이.
소년에서 청년으로.
매일 매일 커가겠지.
나중에는 꽃 같은 것은 달지 않겠지.
그러면 이때가 그립겠지.
배포장지를 꽃이라 달면서
즐거워 하던 한때를.
'생일 축하해요'
/no.155/
누구는 고인 물에 비친 하늘상만 보고서
모든 바닥이 하늘과 같다 할 수도 있겠지.
사람도 그러하지.
보여지는 일부만으로 그 사람이
어찌 예쁜 사람이라고 할런가.
무엇을 보여주어야만
예쁜 사람으로 보여지는지를 아는
간사한 존재가 인간이거늘.
보여주지 않는 것들이 더 많지.
그래서 인간의 발은 바닥에 붙어 있나 보다.
그래서 내 발은 바닥과 가장 가까운가 보다.
/no.155/
마음에 품는 꿈 하나쯤은 있겠지.
/no.156/
사람만이 드나들라고 있는 문이 아닐 것이다.
날개달린 것들도 들어오고
여섯발 여덟발 가진 것들도 드나들라고 있는 문일 것이다.
햇빛도 달빛도 제 집인것 처럼 오가기를 할 것이다.
구름소식을 담아서 바람도 쉬다 가겠지.
활짝 열어 놓은 문들이
그 모든 것들에게 어서 오라 하는 듯 하지 아니한가.
/no.156/
길은,
사람들에게 있는가.
사람에게 있는가.
내게 있는가.
/QL17 no.79/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고 나도 길을 가겠지.
어쩌면 저들이 걸었던 길을 내가 갈 수도 있겠지.
어떤 길이든 먼저 간 이들이 있고
처음인 길은 없는 것이다.
/no. 157/
사뿐히 내려 앉는 잎들아,
왜 이리 가볍지가 않더냐.
너희들이 앉았던 자리를 보니,
금이가고 내려앉기까지 한다.
너희는 사뿐히 왔건만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왜이더냐.
/no. 157/
마음에 멍을 내니
빈 술병들이 쌓이더라.
/코니카 C35 no.001(Test Roll)/
쉰다는 거.
그건 그냥
움직임과 움직임 사이의
짧은 간막 같은 거.
머문다는 거.
그건 그냥
방랑과 방랑 사이의
잠시의 미풍 같은 거.
/135BC no.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