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부터 12월까지

 

떠남이 좋은 것은 무엇일까.

알 수 없는 내일의 시간이 두려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방랑객의 등짐은 가벼울 수록 좋다는 것을 알게되니

쓸데없이 욕심을 키울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첩첩산중에서 큰 폭우를 만나더라도,

눈길에 발이 묶이어 나아갈 수도 되돌아 갈 수도 없더라도,

진실될 수 없는 이를 만난다 하더라도

미소 지을 수 있는 마음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를 가장 가까웁게 보게 되니

부끄러움을 키우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떠남이 좋은 것은,

가는 길 마다 여정이요

가는 길 마다 쉼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India II - 인도, 그 어딘가에서/

 

 

 

청명한 하늘에 구름이 멋지게 그림을 그려 놓았다.

가까운 곳도 먼 곳에도 산들이 그 기운을 드러내 놓고 있고.

집앞에는 드넓은 벼와 보리밭(벼인지..보리인지 기억이 가물하다).

눈에 걸리는 것도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구나.

햇볕 좋은 날, 심심하다면

집 뒷마당으로 나가보자.

가까이에 흐르는 큰 냇물로 가서

간단한 빨래와 머리를 감아도 좋다.

물이 차고 시원하다-.

/India II - 라다크, 탁톡/

 

 

기도깃발(만트라)사이의 세상은

바람이 읽어주는 경전소리를

하늘에 담고 산에 담고 물에 담고 대지에 담는다.

/India II - 쉐이곰파/

 

 

 

나이가 어리지만 이분들은 스님이다.

구슬치기, 동전놀이, 쌀밥 던지며 장난치는

개구장이이지만 어쨌거나 부처님 품안에서

공부하고 계시는 분들이 아니던가.

그래서인지 가끔 사뭇 깊은 눈동자를 볼때가 온다.

/India II - 탁톡/

 

 

 

관조자.

자신과 몸을, 자신과 마음을,

자신과 에고를 동일시 하지 말라했다.

지켜보는자가 되라 하였다.

바라보고 또 바라보라 하였다.

/India II - ...../

 

 

 

'오늘,그 문을 찾지 못했어도

다음날은 찾을 수 있다.

그 문이 잠겨있다면 열쇠를 찾고,

열쇠가 녹이 슬었다면 기름칠을 하고,

일이 많더라도 한발자국씩 나아간다면

문이 열리고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을것이다' - 사티쉬쿠마르-

/India II - 인도..그 어딘가/

 

 

 

 

그가 북을 치면

울리는 것은 마음이요

들리는 것은 침묵이다.

/India II - 라다크, 탁톡/

 

 

 

 

 

이 사진 속의 여인을 사람들이 보고는

'소녀'라고 여기는 것 같지만

그녀는 이미 9살 난 손녀딸을 둔 호호 할머니이다.

그녀를 따라 축제가 열리는 곰파로 가는 길에는

푸른빛의 보리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허리보다 높이 올라온 보리들을 쓰다듬는

할머니의 손길은 마치 라다크의 바람 같았다.

손이 보리를 쓸어 내리는 것인지

바람이 보리를 쓸어 내리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India II - 라다크, 탁톡/

 

 

 

 

라마(스님)들의 경전 읽기가 몇날 몇일씩 계속 될때도 있다.

때로는 그들도 하품을 하고, 졸기도 하고 때로는 구경하러

온 외부인과도 무언의 눈장난,웃음장난을 친다.

그렇다고 그 시간이 가볍게 여겨질 것 같은가.

아니다. 안정되고 편안한 느낌은 오히려 따뜻하고 경건하다.

그런 가운데 곰파 지붕위로부터 햇살이 내려오고 있었다.

라마분들의 나즈막한 경전소리가 차곡차곡 쌓이는 불당 안으로.

아. 그 빛에 집중하고 있었다.

/India II - 레 근교, 스피툭 곰파/

 

 

 

매일같이 그 대지와 공기와 하늘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좋구나'

그리고 궁금해 했습니다.

'너는 어떠한가'

/India II - 레, 대청보사에서 내려오는길...그리운 시절, 라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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