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 사는 장애인분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지나다니며 장애인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들은 자전거식 휠체어나 이동보조기구를 이용하는데, 이런 보조기구가 제공되는 이 나라의 여건이 반가웠다. 국가나 정부가 지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개인이 구입해야 하는 것일까. 경제적 이유로 개인구입이 어려울 것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기에 지레짐작 어떤 지원이 있을 거라 추정했다. 또한 일상의 풍경들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에 거리감이 없어 보였다. 여기까지는 모두 나의 추측일 뿐이다.

 

일주일 전에 어떤 계기로 인해 여섯가정이 모여사는 공동주택을 방문하게 되었다. 모두가 극빈층였고 고정수입이 없는 사람들인데 이중 다섯 가정은 가족 구성원 중에 가장 가장(家長) 및 연장자가 장애를 입고있다. 집집마다 인터뷰식 상담을 하고 기관동료에게 물어 얻게 된 정보들은 안타까울 뿐이다. 장애인을 위한 정부나 사회 차원의 지원책은 전무하거나 미비하다. 사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생활보조금같은 것이 있을리 만무하다. 모두들 자기 사비를 털어 활동보조기구들을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웃의 휠체어 하나를 여러 집이 빌려 쓴다. 20년 넘은 고장난 휠체어의 주인은 외부에서 갖다 주는 빨래감을 빨고 다려서 근근히 살아가지만 턱 없이 부족한 벌이다. 철근 구조로 된 신발식 보조기구는 노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너무 많이 녹이 슬었다.

낯선 이방인에게도 자신이 집을 보여주며 밝게 웃어주던 맑고 똑똑한 눈빛의 17살 소녀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염려하던 한 엄마의 높은 교육열, 주변에 도움의 손을 내밀며 살지만 활기차 보이는 50~60대 할머니들을 마주하다보면 정신없이 어지러져 있는 공동주택의 낡은 분위기는 어느덧 낡설지 않다. 하지만 경제 사정상 식구들과 떨어져 혼자가 된 중년 남성들의 궁색한 모습과 어둡고 습한 방 한칸에 6명 내외의 식구들이 사는 모습, 확신있게 이런 것들을 당신께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 할 수 없는 나에게 연신 고맙다는 그분들을 마주하자니 마음이 무겁다. 내가 그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심어 버렸다면 그것이 말라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책임이 생긴 거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서비스는 거의 없다. 세금, 공공요금등의 부분에서는 어떨까. 장애인을 위한 할인가 표시를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겠지만 딱히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가끔은 헷갈린다. 탕가발전에 대한 리뷰발표회에서 청각장애인들이 참석했는데 발표자의 내용을 한 남자가 수화로 그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봤다. 그 전달자가 신분용 카드를 목에 걸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그런 일을 전담하여 하는 사람 같아 보였다.

 

큰 것과 작은 것, 높은 것과 낮은 것, 많은 것과 적은 것, 넘침과 모자람이 혼재되어 있는 이 곳.

 

여하간에!

남은 1 3개월동안 이 가정들과 연을 맺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들이 나에게 선물이 되어주길 바란다.

 

꿈 같은 기대와 아련한 환상을 배제한 현실에 바탕을 둔 관계와 주고받음을

향해 가다보면 충분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것 하나는 되겠지. 과욕은 금물!

그 처음, 집을 떠나면서 다짐 했던 것.

단 한사람이라도 나로 인해 웃을 수 있다면 그로써 족하지 아니하겠는가.’

이것이 내가 받고 싶은 최상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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