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달라지는 稅制… 카드 사용액 황금비율은?]
소득 25%까진 신용카드… 다음 1000만원은 체크카드(현금 영수증 포함)로
소득공제 한도 年 300만원, 연봉 7000만원 이하 중산층
카드포인트·할인 혜택이 전체 사용액의 3% 넘는다면 신용카드만 쓰는 게 유리

지난 8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신용카드 소득 공제율이 기존 20%에서 15%로 낮아지고, 현금영수증 소득 공제율은 체크카드와 같은 30%로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만 고집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체크카드와 현금만 쓰면,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 사용의 황금 비율은 무엇일까?

①소득의 25%까지 신용카드 써라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으로 소득 공제를 받으려면 이 셋을 합친 사용액이 연봉의 25%를 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연봉이 4000만원인 사람이 셋을 합쳐 1500만원을 썼다고 하자. 이 경우 1500만원 가운데 연봉 4000만원의 25%인 1000만원을 넘는 500만원만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1000만원은 소득 공제를 받기 위한 '문턱'인 셈이다. 반드시 문턱을 넘어야 공제를 받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문턱을 채우는 순서는 어떻게 돼 있을까? 올해부터 이미 바뀐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소득 공제율이 낮은 것부터 차례대로 문턱을 채우게 돼 있다. 신용카드 소득 공제율이 가장 낮으므로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문턱을 채운다는 이야기다. 그다음엔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순서가 된다.

예를 들어 4000만원 연봉자가 신용카드로 1000만원, 체크카드로 300만원을 결제했다면, 신용카드 사용액 1000만원으로 공제의 문턱인 연봉의 25%를 채워준다는 얘기다. 따라서 연봉의 25%까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어차피 공제 대상이 아닌 문턱 채우기 용도라면,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이 적거나 없는 체크카드와 현금보다는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쓰는 게 좋은 것이다.

소비가 많은 사람은 신용카드를

소비를 아주 많이 하는 사람은 소득 공제율 차이를 무시하고 신용카드만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신용·체크카드와 현금을 사용해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한도가 300만원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나 현금으로 이 한도를 다 누리려면 연봉의 25% 문턱을 넘은 뒤 1000만원 이상을 더 써야 한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소득 공제율이 30%이기 때문이다(1000만원×30%=300만원). 하지만 신용카드로 이 한도를 다 누리려면 연봉의 25% 문턱을 넘은 뒤 2000만원 이상 더 써야 한다. 신용카드의 소득 공제율이 15%이기 때문이다(2000만원×15%=300만원).

따라서 연봉의 25%에 2000만원을 더한 금액 이상을 소비하는 사람이라면 소득 공제 혜택을 더 받기 위해 번거롭게 체크카드를 쓰거나 현금영수증 처리를 할 필요 없이 무조건 신용카드만 사용해도 된다. 다만 학자금이나 아파트 관리비 등은 신용카드로 계산하더라도 소득 공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비 금액이 얼마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

복잡하다면 이렇게 해보자. 첫째, 1년에 내 소비 금액이 얼마인지 일단 추정해 보라. 이것을 A라고 하자. 둘째, 내 연봉의 25%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라. 이것을 B라고 하자. 셋째, B에다 2000만원을 더해 보라. 이것을 C라고 하자. 결론은 A가 C보다 크면 무조건 신용카드만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또 연봉의 25%를 넘는 소비 금액이 1000만원 이내라면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와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1000만~2000만원 사이라면 한도를 감안해 1000만원까지는 체크카드와 현금, 1000만원을 넘는 부분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게 좋다.

물론 자신이 쓰는 신용카드의 부가 혜택이 무척 많다면 이런 경우에도 신용카드만 쓰는 게 좋다. 김근호 하나은행 소속 세무사는 "연봉 7000만원 이하 중산층 중에서 신용카드 포인트나 할인 혜택이 사용액의 3%를 넘는 사람은 신용카드만 쓰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