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숲을 지키는 나무들 1

예부터
많은 중이 모여 산다고 총림.

일주문까지 비질된
하안거 결젯날
도량 가득
장삼 가사를 두른 납자들.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더 짙어질 푸르름만을 남긴 채
숲들은 차라리 적요.

모여산다는 것
그 무엇에 대한 결의일까
봇둑에 가득 넘실대는 물빛.

잡목들로 이룩된
오월의 산
튼실한 뻐국새 소리
뱀과 용이 섞여
총림을 이루며
산은 더욱 큰 그늘로 오고.

모든 잡소리 치우는
힘찬 죽비소리 하나로
툇돌 흰 고무신들 가즈런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