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담았더냐.

물을 담았나이다.

무엇을 담았더냐.

땅을 하나 담았나이다.

무엇을 담았더냐.

연꽃불을 담았나이다.

무엇을 담았더냐.

나무생명을 담았나이다.

무엇을 담았더냐.

높다던 하늘을 담았나이다.

무엇을 담을 수 있더냐.

니 마음도 담을 수 있더냐.

/no.151/

 

 

 

그 빛에 취해 나의 부끄러운 손을 내밀어 본다.

나는 네 빛이 좋다.

나는 네 빛이 좋다.

나는 네 빛이 정말 좋구나.

물빛도 되고 바위빛도 되고.

부끄러운 이 보잘것 없는 손을 미련스럽게 내민다.

그 빛이 되고 싶어서.

/QL17 no.077/

 

 

 

 

인연일까.

우연일까.

여기까지 왔다.

이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런가.

/QL17 no.077/

 

 

 

 

바지단이 조금씩 젖어 온다.

풀숲길을 걷다보면.

일부러 초록에 뺨을 스치고

어깨를 스치고 가슴을 대어본다.

머리에 풀이 자란다.

/QL17 no.077/

 

 

 

 

 

누군가의 추억을 보고.

누군가의 꿈을 투영하고.

누군가의 노래하는 가슴에 운다는 것.

/QL17 no.077/

 

 

 

내 일상의 공간이에요.

가끔 향도 피우고

좋아하는 촛불도 키웁니다.

먼지가 내릴까 놓아둔 손수건을 거두면

다기茶器도 조금 있습니다.

서랍속에는 약간의 차茶도 있어요.

내 일상이 잠시 쉬면서 머무다가 가는 공간입니다.

햇살이 좋은 곳이지요.

멋드러지지는 않아서 선뜻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함께 해주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맛있지는 않아도

조금 좋은 차를 드릴 수 있어요.

아주 좋은 향은 아니더라도

제가 즐겼던 향도 피우지요.

촛불도 함께 좋아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저는 그 빛을 아주 마음에 들어한답니다.

보잘것 없더라도 한번쯤 들려 주시겠어요?

/QL17 no.077/

 

 

 

 

 

일상이 다시 시작됩니다.

아침 해는 항상 그 골목, 그 아파트 건물들을 바라보고.

바람은 한결같이 창가의 긴 치마단을 펄럭이지요.

눈을 뜨고 내가 사는 곳을 내려다 봅니다.

눈을 감고 내가 살 곳을 희망하여 봅니다.

그 둘이 다르기를 기원하여 봅니다.

/QL17 no.077/

 

 

 

 

자전거에 올라타고 페달을 밟아보라.

강바람을 마주하고 26인치의 커다란 바퀴에 몸을 실어보라.

더위가 있는 여름이라지만은 저녁의 강에는 시원한 공기가 있다.

숨죽이던 감성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아직은 가슴이 뜨겁다는 것을 느낀다.

여전히 나는 나로써 있음을 느낀다.

해가 질때쯤.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어라.

/no.153/

 

 

 

 

 

어디를 어디만큼 가려나요.

어디로 어느만큼 머무르려나요.

언제고 어느만큼 좋은 친구로 있을런가요.

오래오래 그래주세요.

/no.153/

 

 

 

 

마음이 잔잔해야

마음위에 떠있는 연잎위에 앉아 쉬지요.

연잎이 있어서 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랍니다.

/no.153/

 

 

 

 

말을 하지 않으련다.

손을 잡아 보련다.

가슴을 맞대어야지.

소리가 느껴지고

울림이 들린다.

기분이 좋은.

/no.154/

 

 

(2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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