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3

 

오마리새댁과의 면담

: 북앤짜이집 이야기를 꺼내고서 오마리 새댁의 안색이 심상치 않다.

불만이 있는 것인지, 화가 난 건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공동주택은 따로 얘기하기엔 적당치 않아서 어느 일요일,

그녀를 따로 만났다.

 

Q. 사람들 얘기 좀 해줄래요? 오마리한테 다들 좋은 사람들인가요.

A. 아뇨.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이 저를 싫어해요. 할머니들이 돌아가신

뒤로 사람들이 저보고 나가라고 해요. 다우디씨가 특히 그래요. 맨날

술만 마시는 다우디 아저씨요. 파투마 아줌마와 마그레드 아줌마도

그러하고요.

Q. 미워한다고요? 왜요?

A. 모르겠어요. 그래서 말인데 사람마다 따로 (돈 벌 수 있는) 일을 하게

해 줄 수는 없나요. 부탁인데요 저를 따로 도와줄 수는 없을까요.

Q. 전에도 말했지만 사람마다 따로 가게를 차린다거나 하는 건 불가능해요.

그리고 당신만 따로 도와준다 했을때, 그분들이 모를까요? 그러면 더욱

그분들이 당신을 미워하게 될 거에요.

A. 알았어요. 그럼 같이 일하는 거라도 좋아요. 북앤짜이집을 할 수 있어요.

Q. 그분들과 할 수 있겠어요.

A. . 문제 없어요.

Q. 지금 걱정되는 것이 무언가요?

A. 짜이집에 필요한 물건들이죠. 조리도구, 접시, 화로, 의자, 테이블같은거요.

Q. 그런데 오마리. 왜 일을 하지 않아요. 물론 아기때문이라고는 했었죠. 하지만

   갓난쟁이를 업고서 일하는 주부들도 있잖아요. 왜 만다지()를 만들어 팔지 않죠?

A. 숯을 살 돈이 없으니까. 그리고

(답답하게도 그녀의 스와힐리어 답을 알아 들을 수 없다)

Q. 숯 살 돈이 없어서에요? 그럼 지금 어떻게 살아요. 무슨 돈으로.

A. 다르살람에 사는 아버지한테 5,000실링, 10,000실링..이렇게 받아서 살아요.

 

Q. 몇가지들이 궁금했어요. 요즘 볼때마다 얼굴이 안 좋아서

A. 오늘 얘기한 건,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줘요. ?!

Q. 알았어요. 물론이죠. 몇일 뒤에 방문할때 다시 봐요.

 

그렇게 몇번이고 확인하고서 헤어졌다.

나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타고 온 자전거비를 대신 내주고

음료수를 함께 마시고 부탁하는 우유값을 주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그녀가 벌이를 가졌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 몰랐던 사실.

추정컨대, 장애인였던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은 오마리새댁네는 장애가족이 아니어서 그 울타리에서

사는 것이 맞지 않다고 여겼을 것도 같다.

다우디 아저씨와 툴로씨네 가족이 한 방을 같이 쓰고 있으니

그녀 가족이 나간다면 그분들이 각자의 주거 공간을 가질 수

있으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녀와의 사적 면담에서 새로운 상황을 알게 되었고

단순히 그녀의 입장만으로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불가능하니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그녀에게 해가 생기지 않을 기회를 만들기로 하자.

 

또 하나의 숙제.

술을 너무 자주 마시고 일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다우디 아저씨.

어떤 접합지점을 가져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은 무엇일까.

 

 

2010-05-25 : 북앤짜이집 장소 찾기중(1)

일주일만에 마시와니 집을 찾았다.

북앤짜이집 후보지역 담당관을 만났다고 한다. 나와 함께 만나기를 요청했다 했다. 공공기관인 ‘community development’ 는 복지관련 일을 하는곳인듯 싶다. 파투마 아줌마, 임마뉴엘 아저씨, 다우디 아저씨가 함께 했다. -참을 기다려 Social walfare officer 라는 여자분과 남자분을 만났다. 기다리는 동안 절호의 대화 시간. 특히 다우디 아저씨에게 숙제를 하나 내 드렸다. 작년에 약속한 재봉틀. 지금은 일주일에 이틀정도 빨래와 다림질 일을 하신다. 툴로씨도 거의 비슷한 상태. 중고품을 알아볼 수 있다면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얼굴이 좀 밝아지시면서 하시겠단다. 이로써 그분이 속상해 했던 마음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파투마 아줌마와는 오마리새댁 이야기를 은근히 물어봤다. 현재 남편은 다른 마을에서 운전수로 일한다고. 그래서 밤에는 아이를 두고 남편을 찾아가서 자고 온다고. 남편은 자동차나 바자지를 가지고 있지 않고 가족이 같이 살 만큼 넉넉한 집에서 살지도 않는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담당관인 남녀가 와서 자초지정을 이야기 하고 봐뒀던 지역에 대해 물어보니 그곳은 개발예정이라서, 용도가 별도로 정해져 있어서 안된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고민하는데 그쪽에서 먼저 자기들이 여기저기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의 절반은, 믿고 싶은 마음으로 약속의 절반은 혹여 연락이 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기위해 , 그렇게 반은 믿고 가고 반은 놓고 간다.

마시와니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그동안에 숙제를 냈다. 필요할 것 같은 물품, 자재등을 알아보고 리스트 작성해 보고 가격을 추정해 볼것을 말이다.

 

기관에 와서 그동안의 일을 마이클에게 전했다. 옆에서 듣던 리디아가 관심을 보여서 그녀에게도 이야기를 나누어 줬다. 좋은 일이라고 맞장구를 치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그녀의 예비합류를 권했다. 좋다고 한다. 인력이 필요하니 나쁘지 않다면 이렇게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 싶다. 그녀 얘기로는 책 읽는 공간이란 아이템이 좋은데 돈을 지불하고 읽어야 한다면 이용할 사람이 없을 거라는 조언을 한다. 맞는 얘기다. 에휴.. 도서 담당할 임마뉴엘 아저씨에게 어떻게 수입원을 구축할 수 있을까가 풀기 어려운 과제다. 그녀에게 청소년용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 줄 것을 권했다.

 

이번 다르살람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또 어떤 상황이 예상을 깬 채 기다리고 있을까.

이번 출장길에는 아동 및 청소년 용 좋은 책을 찾아 볼까 한다. 수도에는현지어로 된 그림동화책을 파는 도서센터가 있음을 알아냈다. 메일로 장소 문의를 해서 얻은 주소와 담당자 전화번호를 가지고 방문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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