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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 아니하여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인연이기에, 참으로 고맙다-II

 

모기장 설치 봉사 이야기 2010-08-23

 

 

자전거 청년, 문 청년

이링가의 이명희선생님 내외분이 다녀가시고 바로 다음날 아침,

두 개의 자전거 바퀴에 몸을 싣고 탕가를 향해 출발한 한 사람이 있었다.

서른 한살의 대한민국 청년.

자전거로 세계를 누비는 푸른 영혼.

아프리카 오지마을에 모기장 설치를 하는 봉사꾼.

두 권의 자전거 여행기를 낸 바 있으며

적어도 한 권은 소위 잘나가는 여행서.

그의 이름은 문종성.

그가 2010년 8월 20, 탕가에 입성하였다.

 

자전거로 아프리카를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며 모기장 봉사를 해오던 그가

탄자니아의 음투와라에서 매우 우연하게 코이카 단원을 만났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하였나 보다. 소개에 소개를 거듭하여 다르살람의 나의 동기인 이귀섭 단원을 만났는데 알고보니 한국에서부터 서로 알던 사이라 했으니 놀랍고도 반가운 만남이 아니겠는가. 귀섭이가 그에게 탕가를 소개했다. 그렇게 하여 계획에 없던 행로로 탕가까지 오게 되었고 그리하여 나는 문종성이란 사람을 만났다. 그와 귀섭이와의 우연한 재회가 또 하나의 우연한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그가 전화로 물어왔다.

탕가를 향해 갈 것입니다. 그 곳에 모기장이 필요할 만한 마을이 있습니까?’

 

그가 탕가를 향해 페달을 밟는 동안

모기장 구입처와 모기장이 필요한 마을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에 전화를 돌렸다.

이곳에서 활동중인 NGO 기관인 <국제아동돕기>의 지부장인 보연씨로부터

모기장 공급업자를 소개받고, 십년 넘게 사역을 하고 계신 이강호 목사님으로부터

사정이 어려운 마을 안내와 차량지원, 종성씨의 거취문제까지 도움받았다.

몇몇 코이카 단원들도 시간을 내어 모기장 설치날에는 팔과 다리품을 팔았다.

 

모기장 설치 날.

물도 전기도 없는 적토(赤土)의 마을, 키카푸(Kikafu)와 음파카니(Mpakani).

탕가시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농장일을 하거나 장사를 하며 산다. 탁한 웅덩이 물로 씻고 밥하며 흙집에서 산다.

이강호 목사님 내외분과 그분들이 운영하시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소정씨, 문종성씨, 코이카 단원, 마을주민이 모여 팀을 나눈 후 가가호호 돌며 모기장을 손수 설치하였다.  총 하루만에 160개를 마쳤으며 남은 40개는 목사님이 차후에 계속하여 설치하기로 했다.

타지역, 타국가보다 저렴한 모기장 가격과 좋은 품질, 재빠른 설치 속도에 놀라워 하는 종성씨의 반응이 재밌었고, 이 날 마을 어른들과 아이들을 참으로 많이 만나서 마음이 훈훈했다.

오렌지를 깎아 주던 여성주민때문에 고단함을 싹 잊을 수 있었다. 하늘 뚤린 집과 빈궁한 세간살이에 가슴이 허했다. 엄마 아빠는, 낡았어도 번듯한 침상에서 자고 그네들의 아이들은 음침한 공간에서 부서질 것 같은 나뭇가지 침상이나 바닥에 재우는 가정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고 성이 났다. 쉬지 않고, 힘들단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함께 한 동료 단원들이 있기에 든든했다.

 

할머니, 오늘은 새 모기장 안에서 푹- 주무세요~’

 

코이카 Together!

코이카 단원들이 하루 한날 모여서 만든 <영어/숫자 받아쓰기 노트> 200권과 연필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은 코이카라는 이름을 건 이벤트를 고민하다가 영필씨가 고안해 낸 것이다. 작은 이벤트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탕가에서 경험한 협동 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의미있게 기억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겨우 하루만에 벌어진 일이란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하루를 마감하였을 때, 일주일은 지난 것 같단다.

그만큼 많은 경험과 느낌, 생각을 접한 것일 게다.

 

많은 것에, 여러 사람에게 감사하다.

종성씨를 탕가로 소개해주고도 원정봉사까지 불사한 귀섭 단원에게 감사하다.

그녀의 제안에 원래 행로가 아님에도 이곳으로 와 준 종성씨에게 감사하다.

그를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시고 번거로울 정도로 잦은 전화연락에도 밝게 대해주신

이강호 목사님 내외분께 감사하다.

선뜻 그의 일을 돕겠노라고 한 코이카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걸림 없는 마음으로 낯선 동양인들을 맞아준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여기 탕가, 코이카라는 이름으로 있는 것이

참 나쁘지 않다라는 거. 그것이 또한 감사하다.


[사진으로 구경하는 모기장 설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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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모습엔 흙이 많습니다. 흙 뭍은 손으로 오렌지를 깎아주던 환한 미소의
젊은 아낙네의 마음씨가 오래오래 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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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장을 설치하는 선교사님 팀, KOICA팀 그리고 자전거 청년 '문종성'군입니다.
경계없는 마음, 나눔이 나눔을 이끄는 시간이라고 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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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아름다운 날에 ,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들.
    아이들이게 받아쓰기 노트를 직접 만들어 줬어요. 영어와 숫자를 잘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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