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퍼졌어'

단원들 사이에 가끔 듣는 멘트다.
자동차가 고장나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한번쯤은 만나게 될테니.

다르에서 탕가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탔던 버스가 완전히 퍼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
어쩐지... 차량이 낡아 보이는데 무섭게 속도를 내더니만..
다행히도 매점과 화장실이 있는 주유소까지는 버스가 가 주었다.
몇십분동안 버스수리를 시도해보더니 다른 회사에 연락해서
승객들을 실어가기로 했다. 이제 마냥 기다려야 겠군...

1시간 넘어서 로컬버스가 한대 와서 10명의 승객을 태웠고
다음 버스가 Sasa hivi(곧, 즉시) 온다고 해서 또 기다리는데
1시간 30분이 지난뒤에 또다른 낡은 로컬버스가 왔다.

'이 놈의 나라는 <곧>이 어떻게 한시간이 넘냐...'

나머지 10여명의 승객들이 탔지만 좌석이 모자르다.
누구는 서서가고 누구는 앉아가고.

4시간이나 늦은 시각에 탕가에 도착했다.
-.- 어..힘들어.
그래도 배는 하나도 안고프다.
그와중에도 중간중간 옥수수, 캐쉬너트, 오렌지, 사탕 같은걸로
채운 배가 든든하니까. ... 고속도로에서 절대 굶어 죽을 일은 없는거다.

다르살람과 탕가, 그리고 뭄바사, 모시, 아루샤 등등의
고속도로에서 종종 차량 사고 소식을 듣는다.

'어젯밤에 모시행 버스랑 어떤 차랑 충돌해서 30여명이 죽었데..'
'몇일 전에는 버스가 전복되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흉흉한 소식때문에
먼길 가기고 조금 무서운 것이 사실이다.
운 나쁘면 내가 탄 버스가....

앞지르기를 많이 하는데 그때마다 중앙선을 넘는
곡예를 벌이니, 가슴이 조마조마 하다.
낡은 버스라도 탈라치면 과속하다가 커브길에서
중심을 잃고 뒤집어 질 것도 같다.
도로 옆으로 굴러떨어진 버스나
배를 훤히 드러내 놓고 뒤집힌 트럭을 몇번이고 봤었다.

 '남의 일이 아니제...저것이...'

귀국하는 그 날까지 무사해야 할텐데 말이다.
무셥다...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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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번에도 뒤집어진 화물차를 하나 봤다... 사람은 안 다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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