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소개]

 

 

 

 

영양군의 자랑인 일월산(해발 1,219m)은 온갖 산나물과 약초를 키우며 품속을 찾아드는 뭇 생명들의 기운을 다스려왔다. 경북 내륙에서 해와 달이 떠오르는 것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이 산자락에서 나는 어수리·참나물·곰취 등은 특유의 쌉싸래한 맛과 진한 향으로 ‘영양 고추’ 못지않게 인기다. 영양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반딧불이의 고장’ 영양은 방문객들도 ‘자연과 하나 되게 하는 곳’이다.

영양의 동맥, 일월산

영양의 자연은 일월산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일월산은 위로는 태백산과 연결되고 아래로는 주왕산과 맥을 이루고 있다. 정상 쪽에는 일자봉(日字峰·1,219m)과 월자봉(月字峰·1,205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일자봉에서는 맑은 날이면 동해바다가 훤하게 보인다. 경북 내륙에서 해와 달이 솟는 것을 먼저 바라본다 하여 일월산이라 한다.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다.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이 이곳에서 은신하며 수도했다. 낙동강의 상류 지류인 반변천이 이곳에서 발원한다. 일월산의 산나물은 특히 맛과 향기가 뛰어나다.

월자봉 아래에는 황씨부인당이 있다. 옛날에 신혼 초야 족두리와 원삼도 벗지 못한 채 신랑을 기다리다 한을 품고 숨진 황씨 부인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지은 사당이란 이야기가 전해온다. 강림곡 골짜기 선녀탕은 주변 꽃나무와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다. 많은 무속인들은 기운이 영험하다 하여 일월산을 ‘성산(聖山)’으로 여기고 있다. 산을 오르다 보면 계곡 곳곳에서 기도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일월산에는 ‘용화세계’, ‘미륵세상’을 갈구한 민초들의 꿈과 우리 문화의 원형질이 배어 있다.

일월산 아래 일월면 용화2리 31번 국도변에는 ‘일월산 자생화공원’이 있다. 1939년 일제가 금·은·동·아연 등 광물 수탈을 위해 만든 선광장 및 제련소가 있던 곳이다. 1976년 폐광된 뒤 금속 제련 과정에서 사용한 비소 등 화학성 독성물질로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던 곳을 2004년 오염원을 매립하고 정비, 전국 최대 규모의 야생화공원으로 만들었다. 벌개미취·금낭화 등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 수십 종이 단지를 이루고 있다. 생태환경의 중요성과 일제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산 교육장이다.

  • 1 경북 영양군 영양읍 전경. 영양은 청정 지역으로 이름 높다. <출처:영양군 제공>
  • 2 일월산 일자봉. 경북 내륙에서 해와 달이 떠오르는 것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출처:영양군 제공>
  • 3 조지훈의 생가 마을인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전경. <출처:영양군 제공>
  • 4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에 있는 광산문학연구소. 이 마을 출신인 소설가 이문열이 건립했다. <출처:영양군 제공>

일월산 해와 달의 정기가 온축된 청정 자연

청송 진보면 쪽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영양군으로 들어서면 입암면 소재지에서 얼마 안 가 절벽과 강을 사이에 두고 거대한 촛대를 세워놓은 것 같은 바위가 나타난다. 선바위다. 석벽과 절벽을 끼고 흐르는 두 물줄기가 합류하여 큰 강을 이루는 곳이 남이포다. 선바위는 남이포의 양쪽 하천과 산세를 동시에 지키는 장승처럼 영양의 입구에 서 있다. 옛날 남이 장군이 역모를 꾀하던 용의 아들들을 토벌하고 그 상징으로 선바위를 만들었다는 설화가 서려 있다.

‘청정 영양’을 상징하는 곳은 수하계곡이다. 수비면 수하리에 있는, 일월산과 울련산·금장산에 둘러싸인 깊은 계곡이다. 암반과 바위,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한다. 동해로 흘러드는 왕피천의 상류다. 계곡의 폭이 넓고 물이 맑아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여름에는 은어떼도 올라온다. 영양읍에서 수비면 소재지를 지나 수하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반딧불이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반딧불이 특구로 지정된 지푸네마을 일대에는 ‘반딧불이생태학교’와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도 있다.

석보면 삼의리에 있는 맹동산(해발 792m)과 삼의계곡도 영양의 자랑이다. 맹동산 서남쪽으로 6㎞에 걸쳐 있는 삼의계곡은 물이 맑고 차다. 물줄기가 사자 입속으로 쏟아지는 형상을 한, 8m 높이의 사자암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가 많다. 낙동정맥의 중간쯤에 위치한 맹동산에는 억새와 고랭지채소밭이 장관을 이룬다.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도 조성돼 있다.

경북 내륙과 동해를 이어주는 길목에 있는 수비면 본신리 본신계곡과 검마산(해발 1,017m) 등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영양읍 감천1리 반변천 절벽에 있는 측백수림(천연기념물 제114호)과 석보면 답곡리 뒷산의 수령 400년 된 소나무인 만지송(천연기념물 제399호), 석보면 주남리 주사골의 시무나무와 비술나무숲(천연기념물 제476호)은 천연기념물이다.

잘 보전된 자연 속에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가 연못으로 꼽히는 서석지(경북도 중요민속자료 제108호·입암면 연당리)와 봉감모전 오층석탑(국보 제187호·입암면 산해리), 화천동 삼층석탑(보물 제609호·영양읍 화천리) 등 수많은 문화유적이 보석처럼 박혀있다.

자연과 전통의 숨결 타고 피어난 문학의 향기

영양은 조지훈·오일도·이문열 등의 문인을 배출, ‘문향’으로 불린다. 일월산 자락인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은 청록파 시인이자 국문학자인 조지훈(1920~1968)의 생가마을이다. 생가인 호은종택(경북도 기념물 제78호)과 어린 시절 공부하던 월록서당 등 고택들이 옛 향기를 간직하고 있다. ‘지훈 문학관’과 ‘지훈 시공원’이 조성돼 있어 선생의 시 향기와 체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느티나무·참느릅나무·시무나무 등이 우거진, 마을 입구의 주실숲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눠져 있는 숲의 다른 한편에는 21세에 요절한 선생의 형 조동진(1917~1937) 시비가 아우의 시비를 마주 보며 ‘바람과 달을 벗하고’ 있다.

영양읍 감천마을 중간쯤에는 오일도(1901~1946) 시인의 생가가 있다. 생가는 조선 후기 경북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다. 낙안 오씨 집성촌이다. 시비와 소공원이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이 선생의 시를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다. 마을 앞 하천 절벽에는 측백수림(천연기념물 제114호)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한 폭의 병풍을 보는 듯하다.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은 재령 이씨 집성촌이다. 석계고택·석천서당 등 전통가옥 30여 채를 비롯해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을 쓴 정부인 장씨를 기리는 유적비와 소설가 이문열이 세운 광산문학연구소 등이 있다. 이문열의 고향이다. 두들마을은 [선택] 등 그의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음식디미방’ 전통음식 등 다양한 체험, 관광객 유혹

두들마을에는 한국의 위대한 어머니상으로 추앙받는 정부인 장씨(장계향·1598~1680)의 얼이 살아있다. 정부인 장씨는 조선 숙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갈암 이현일의 어머니다. 학문과 시·서·화에 능했으며 자녀들을 훌륭히 키우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마을 내 전통한옥체험관에서는 장씨 부인의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각종 음식을 만들어보거나 맛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330년 전 양반가의 전통음식은 물론 각종 전통놀이와 다도·농촌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영양의 특성을 살린 전시 시설로는 ‘영양산촌생활박물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입암면 연당리에 있는 산촌박물관은 산촌의 농경문화·민속신앙·풍속 등을 다양한 모형과 해설로 알기 쉽도록 해놓았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산간지역의 대표적인 전통가옥인 투방집과 너와집 등 전통가옥이 원형 그대로 전시돼 있어 산촌의 전통 생활상을 느껴볼 수 있다.

인근 선바위관광지에는 이 고장 최대 특산물인 ‘영양 고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영양고추 홍보전시관’이 있어 고추 품종·효능·재배 방법의 변천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수령 450년 된 주목과 200년 이상 된 모과 등의 분재와 폭포석, 금낭화 등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분재 수석 야생화 전시관’도 옆에 있다.

잘 지킨 자연이 효자

영양군은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이다. 어느 지역 보다 풍부한 산채 자원을 다양한 한식 재료와 가공제품으로 개발하는 등 2·3차 산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의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함께 영양에 국립산채연구소와 산업화지원센터 등을 두고 청도·울릉·강원도 양구 일원에는 재배·체험단지 등을 조성하는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양읍 대천리 일원에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를 건립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올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돼 사업 추진에 파란 불이 켜졌다. 영양군은 복원센터가 건립되면 한국 고유 생물자원의 보존·연구와 함께 생물주권 경쟁의 전진기지가 되는 것은 물론 생태관광의 메카가 될 것이란 기대에 차 있다.

고려대의 ‘산림휴양·체험형 연수원’도 영양에 들어선다. 고려대의 ‘영원한 스승’으로 존경받는 조지훈 시인의 생가마을인 주실마을과 멀지 않은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영양군과 고려대는 지난 1월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주실마을 주변이 문학 향기가 어우러진 새로운 산림휴양명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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