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공백기간이 생겨서 집 밖을 나섰습니다.
하루는 북한산 백운대를 갔고
다른 하루는 하늘공원을 갔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이틀 모두 하늘과 가까운 곳을 향했군요.

단풍이 제법 곱게 물든 북한산은 등반하기에 딱 좋은 가을 날씨였습니다.
높이 올라갈 수록 붉은 단풍빛이 서럽도록 고왔습니다.

대동문쪽으로 둘러가서 능선따라 내려왔습니다.
정오를 넘겨서 시작한 등산은 다섯시 반을 넘겨 끝났을 겁니다.
백운대 가까운 길들은 오랜만에 산을 오른 제겐 조금 힘들었으나
모든 것이 다~ 좋았습니다. 산은 힘들어도 좋고 , 좋기만 합니다.
정상에 올라 절로 나오는 소리. '아~ 진짜 좋다!'


출발지에는 깨긋한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비데'가 설치되어 있다합니다.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이라고 써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작동은 되지 않아요.
거짓말은 아니지요. '비데가 작동하는 화장실'이라고 하지 않았으니...^^

용암문였는지 동장대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북한산을 올랐던 다음날 온 몸이 뻐근했지만
마음이 근질근질 휘몰아 쳐서 그 몸을 끌고
사진기를 하나 들고 하늘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땅과 떨어진 곳, 바람이 불 그 곳.
사진과 속내말을 섞어보고 싶어서요.


억새풀은 아무 소리도 못 냈고
나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사진도 못 찍고 속 말도 못하고.

이틀 동안 맞은 찬바람으로 몸살기를 몇일 째 달고 있을 뿐이지요.

그래도 이런 가을 나들이가 좋습니다.
시간나면 자꾸 하고 싶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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