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설(雪) 밭.
 점점이 한 사람이 발자욱을 새기며 나아간다.
 전 사람의 발자욱에 자신의 것을 새기며 나아간다.
 
 그렇게 다져진 눈 밭엔 사람 길이 나 있다.
 
 하얀 설(雪) 밭.
 최초의 발자욱이 마지막 발자욱과 하나 된 길 위에
 내 삶의 무게만큼 찍어 놓은 발자욱은
 나의 것이기도 하고 전 사람 것이기도 하며
 내 뒤의 사람 것이기도 하여, 모두 다 같다.

 하얀 설(雪) 밭.
 발자욱 찍을 줄 모르는 나무들은
 그걸 다 안다.
 나무들은 그걸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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