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두번째 발걸음한 산은 관.악.산 입니다.

봉천동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 관악산이었죠.
수시로 관악산 입구를 지나치곤 했고
초등학교때 걸스카우트에서도 가고 학교에서도 가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몇번 갔었던 곳이고요.
마지막으로 관악산을 오른 것이 2008년 11월 이었던 거 같아요.

관악산 입구나 서울공대건물 뒷편에서 출발했었는데
올해는 과천에서 출발했습니다.
연주대에 이르러서 능선을 따라 사당쪽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죠.
4시간이 소요되었어요. 연주대까지는 참 쉽고 짧았는데 능선따라 하산하는 길이 3배 정도 힘들었습니다.
중간까지 하산하다가 퍼뜩 기억 났습니다.
이곳을 두번 거친 적이 있었고,결코 다리 짧은 이에겐 쉽지 않았음을!!!
항시 누군가의 손도움이 있어야 넘었다는 것을!!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어떤 산인이 도와주었죠. ㅎㅎㅎ;;

전체 코스는 다음과 같아요.
과천청사역 11번 출구-> 연주암-> 연주대를 거쳐 -> 관악사지 ->  국기봉-> 관음사 -> 사당역 4번출구
연주대까지는 1시간 반이면 될 거에요.
그 다음 부터가 꼬박 2시간 좀 넘게 걸렸지요.



연주대까지 길은 쉬워요.
온통 돌 계단이지요.
연주암에 가까와지니까 계단 끝마다 눈얼음이 얼어서 조금 미끄러웠는데
오를 땐 문제가 안되었지만 하산 하는 발걸음은 조심할 필요가 있었어요.
 산의 겨울은 깊으니까요.


연주암의 요사채입니다.
턱마루가 등산객들의 쉼터 역할을 해요.

연주암에서 연주대로 이르는 계단입니다.
저 계단만 넘으면~

전망대가 나오고요 그 너머로 절벽에 위치한 듯한 암자가 보여요
절경이에요. 우아~

정상입니다!

정상에 있는 주막(?!)입니다.
사발면과 막걸리를 팔고요 김치와 밑반찬이 먹음직스럽게 있습니다.
여기서 먹는 사발면과 막걸리는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산을 탔으니까. 산이니까. 정상이니까.
@.@...환상이라니까요.
아..이번에 먹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산하는 일이 문제였습니다.
다리가 짧고 산을 타는 것이 서툴어서
몇몇 지점에서는 어디를 디뎌야 할지 모를 곳들,
바람 한번 크게 불면 낭떨어질 것만 같은 곳에서
어떤 무명의 남성분이 도와주셔서 살아 내려왔지요.
나중엔 그 은혜로운 분을 놓쳤는데 그 직후 등산로를 잃어서(?)
산 언덕을 좀 헤매다가 어찌어찌 내려오긴 했습니다.

지도에 표시한 것은 연주대에서 사당역까지 능선을 따라 하산을 했던
여정 길 표시입니다.

고마운 그 분은 관악산을 자주 오르신다 했어요.
15년동안, 산이 좋아서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번씩 오곤 하신다 했죠.
처음엔 산악학교 선생님이신줄 알았지요.
딛는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았거든요.
중간중간 산 끝자락에 서서 멀리 내다보고 조망하기를 여러번.
커피도 한잔 주셨습니다.

사연이 있으실 거 같아요.
산이 좋다는 그 분은,
계절마다 산은 다 다릅니다. 올 때마다 다르지요.
봐도 봐도 참으로 신기합니다. 산이 주는 것이 크기도 참 큽니다.
라 하셨어요. 산을 있는 그대로, 가슴 그대로 사랑하는 분인가 봐요.

산사람 같은 분이에요.

좋은 분 같아요.

다음에 우연히라도 또 만나면
따끈한 차를 먼저 드려야 겠어요.

세번째 산은 청계산으로 할까 합니다.
돌아오는 주말이 기다려 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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