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밤시간에 잠이 든 딸아이를 두고
나 홀로 깊은 밤까지 깨어있다가
하던 것을 덮었다. 혼자 누워있는 아이 옆으로 가 나도 누워야지.
마지막으로 열려진 부엌 창문을 닫자.
가을 깊은 밤과 새벽에 차오를 차가운 공기가 우리의 온기를 식힐 수 없도록.
작은 창을 닫고 돌아서니 부엌 의자 위에 딸아이의 동화책이 펼쳐져 있다.
저녁 설겆이 중에 다가와 책을 읽어 달라는 소리짓과 몸짓으로 들고 왔었지.
어린 책은 펼쳐진 채로 놓여졌고 너는 한 줄도 들을 수가 없었지.
가여운 것, 엄마가 그랬구나.

밤새 내내 책장은 열어진 채로 내일을 맞을 것이다. 엄마가 읽어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너의 마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펼쳐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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