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고 공간을 정돈하고 바느질을 하는 소일들이 기도도 되고 수행도 된다고 하였다.

아련한 이해로 듬성듬성 안다고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가슴으로 체득하기엔 너무 설었다.

 

천을 자르는 가위질 싹뚝- 한번에,

바늘을 들어 실을 꾀는 한 동작에,

앞뒤를 맞추어 천을 대고 첫 바늘을 꼽는 순간에,

그리고 한 땀 한 땀에

기도를 한다.

 

이 물건 받을 이의 행복과 나눔을 기도하고

아집과 욕심을 빛 바래지길 서원한다.

 

뒤틀어지는 마음을 바라보고

선한 의도를 자아내며

'잘 쓰이기를, 잘 쓰이기를. 모든 이들에게 잘 쓰이기를.'

 

그렇게 스물 네개의 바느질이 다 끝나면

지난 6년간의 어리석음이 작아질까.

붙들고 있는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을까.

 

이천십이년 팔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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