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봉사활동록

'사디키' - 성실하고 착한 가장

도원&민화&우주 2009. 6. 14. 19:48

 

2009-06-05

 

사디키의 경우.

 

기관생활 4개월이 되어 가는 동안 친분이 점점 쌓아지는 중에서 사디키는 40대에 접어드는 중년의 탄자니아 사람이다. 루쇼또가 그의 고향이며 무슬림이자 삼바족 사람이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건실하게 사는 사람인데 부인, 그리고 아이 세명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날 그의 초대로 간 그의 집은 방2개에 거실이 있는 작고 낡은 집이었다. 실내에 들어서기 위해 신발을 벗은 그의 발에는 커다란 구멍이 난 양말이 신어져 있었다. 집 앞마당에는 조그맣게나마 음치차를 심어 기르고 있었다. 낡고 허름하지만 TV DVD player 가 놓여 있어서 의아했지만 유복한 상황도 극도록 어려운 상황도 아닌 듯 보였다. 최근에 그는 집문제로 그동안 담고 있던 생각을 나누어 이야기 했는데 좋은 가격으로 땅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했다. 수도가 아닌 탄자니아에서는 땅을 사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가격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벌이가 그만큼 좋지 못하기도 하다. 현재 사는 집은 23만원의 돈을 주는 월세인데 결코 저렴한 편은 아니다. 150만원의 돈만 있으면 방5개를 가진 집을 지을 수 있다하고 땅만 있다면 집을 짓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벽돌 하나에 100, 많이 해야 30만원 정도에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땅을 구한다면야 무슨 문제일까. 문제는 150만원의 돈이다. 1500만원도 아니고 150 만원. 나의 2달치 생활비.

결국 나는 이곳에서는 굉장히 부유한 존재인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그의 땅을 만들기 위해, 그의 집을 만들기 위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있어야 할 그 땅을 위해 지금까지 70만원을 모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의 수입은 얼마나 적단 말인가. 게다가 식솔들이 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니 저축을 하기란 정말 힘들 것임이 분명하다.

 

**** 여기까지 기록을 한 뒤 이어서 완성하지를 못하였다. 그리고 몇일전 그의 집을 방문하여 그의 아내와 세 아이를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집세에 비해서 허술해 보이는 그의 집은, 그러나 따뜻한 기운이 흐르는 곳이었고 작게나마 있는 앞뜰에는 음치차가 심어져 있고 그늘을 만들어 놓은 고마운 나무가 서 있었다. 작은 거실에 앉아 있으려니 그의 아내가 소다 한병을 사디키에게 물어본 뒤 사가지고 왔다. 오직 한병. 그도 그녀도 그들의 아이들의 것도 없는 상황에서 한컵을 따르고 나니 반쯤 남았다. 그것만 마시고 반병은 물렸으니 아마 한 집의 가장인 그가 마시거나 아이들이 나눠 마시겠지.

방문 선물로 준비한 쨈을 건냈고 한국에서 가져온 열쇠고리, 손톱깍이, 스티커는 아이들에게 선물하였다. 그의 가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나중에 현상하여 주었는데 좋아했을지는 의문이다.

그가 구하는 땅은 120만원까지 협상이 되어서 기쁘다 한다. 운이 좋다면 내가 귀국하기 전에 그는 그의 집을 짓는 것을 보고 갈 수 있겠지. 그러하기를 진지하게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