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과자파티는 즐거워
다가가 보니 멋진 자동차를 완성해놨지 모야.
부품은 어디서 구했는지, 참 근사하지!
곧 완성할 꺼야. 그런데 내가 방해했어.
사진찍기 놀이는 녀석들의 큰 즐거운 놀이중 하나거든.
멋진 재주꾼 꼬마들을 어찌 그냥 지나치겠어.
오랜만에 사진을 꺼내 들었지!
나도 같이 놀자~
‘사사, 은조 은제. ~~~(못알아듣는 부분)체자 음피라’
통역을 해보자면 이렇다.
“사사, 사진찍어줘요”
“사사, 나와서 축구해요”
기관의 꼬맹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놀아보았던 것이 언제였던가. 꽤 여러달이 지난 듯 하다. 그래도 아이들은 끊임없이 출근하는 나를 발견할 때면 인사겸 이 말을 한다. 있다가 나중에 해줄께, 다른날에 해줄께, 일을 먼저해야지 라는 나의 대답에 실망하고 지쳤을 만한도 하건만 아이들은 처음의 그 좋았던 기억에 잡혀있는가 보다. 괜시리 미안하다. 거절하는 자의 양심에 전기신호가 가듯이.
영필단원이 집에서 구워 준 과자를 싸서 기관으로 출근한다.
기관 바로 앞 키낮은 나무아래서 그늘깔린 땅을 제 앞마당처럼 깔아놓고
꼬마 둘이서 살갑게 놀고 있다. 궁금도 해서 나와 보니 폐품을 가지고
자동차를 만드는 중이다. 나를 알아본 꼬마아이들은 30여분전에 사진청탁인사를
거절당한 입장이라 포기한 눈빛이다. 내 손에 디지털카메라와 과자가 들려있음을
눈치채지 못한 재간꾼들아, 깜짝 과자 파티를 열어 볼까!
3분도 지나지 않아 동네 아이들이 좀 더 모였다. 모두 낯이 익은 얼굴들.
사사의 사진찍는 놀이 시간이 돌아왔구나!
배꼽을 잡을 만큼 엉뚱한 2살박이 꼬마아이부터
미소가 예쁜 8살 소녀까지, 이들은 내 꼬마 친구들.
우리 오늘은 여기까지 놀고 다음에 또 하자.
나에게 익숙해진 아이들은 쉽게 나를 놓아준다.
내일도 내일 모레도 내가 이곳에 나타날 것을 아는게지.
내가 말한 ‘다음에’가 너무 먼 날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구나.